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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잠깐 다녀온 시추선

by mmgoon 2007. 4. 6.




지금까지 베트남와서 이런저런 시추공들을 뚫어댔고, 

게다가 이번에는 생산정을 뚫는 관계로 방송국, 신문사에서 기자(놈)들이라든지, 장관(놈)들이라든지, 

뭐랄까 공무원들쪽에 높은(놈)들이 바글거리고 몰려와서는 

모두들 시추선에서 생산성 확인을 위해 불꽃을 내뿜은 그런 장면들을 헬기를 타고 올라가서 구경들을 해댔다.

그런데,
직업이 geologist이다 보니까 정작 나는 가스나 원유를 '찾아만' 놓고 

막상 이런 flaring을 하는 경우에는 reservoir engineer에게 자리를 넘기고 육지로 내려온다.
결국 그 웅장하다는 장면을 티비나 동영상으로 밖에 못본 것이다. 흑흑-


그러다가 그저께 전화가 왔다.

"흑흑- 장비가 안돼염- 알았다구여 (내 성격을 잘 안다) 걍 여기서 죽어버릴께여. 죄송해여"
"아냐. 괜차나. 내가 가져다가 줄께"
"엥?" 


그리고는 부장님한테가서

"저기 이 장비 제가 함 가지고 올라가겠습니돠"
"어? 그래. 김과장아 그렇게 살기를 띄우고 말 안해도...." -_-;;;

결국 부장님의 허락을 맞이하야 쉬쉬쉭 장비를 챙겨서 붕타우로 내려갔다.
죽죽 땡기는 맥주도 자제하고 바로 헬기에 몸을 싣고 시추선으로 갔다.

오오-
시추할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소리와 흔들림이다.

"자, 여기. 교체장비"
"감사함니돠. 지가 목숨걸고 잘 해보렵니다. 흑-"
"시끄러. 나 구경나가니까 비켜"

처음으로 내가 찾은 가스가 지상을 튀어나오는 모습을 봤다.
아아- 뭐랄까 뿌듯했다.
꼭 시집보낸 딸이 잘 살고 있는 그런 모습을 보는 아버지의 심정인듯 했다. (뭐- 아직 딸을 시집보낸적은 없습니다만 -_-;;)

암튼 감동 먹었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