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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토끼네 회사 이야기

by mmgoon 2007.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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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얼굴로 토끼들이 모여들고 있다.

오늘의 주제는


'배신자를 처단하자'


비록 토끼들이 결속력이나 충성심은 좀 약해도 뭐랄까 적어도 이 '배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강한 반응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그들의 본능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심각한 얼굴의 갈색토끼가 말한다.


"도데체 어떻게 된 일이야?"


상기되고 약간은 비굴한 얼굴의 흰토끼가 대답을 한다.


"그게... 이번에도 역시나..."

"또 검은 토끼 녀석의 실수냐?"

"그넘은 원래 조직을 알기를 토끼똥같이 생각하는 넘이라서..."

"하아- 역시나 그 넘이... 하지만 자네  토끼똥 같다는 표현은 좀..."

"네, 명심하겠습니다. 저도 모르게 흥분을해서"


이러고 있는데 어제 즐거운 밤을 보낸 검은 토끼녀석이 흥얼거리면서 들어왔다.


"뭔 일 있어?"


그러자 일제히 토끼들은 '와아-' 하는 소리를 지르면서 검은토끼에게 달려가서 녀석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죽어랏 배신자"

“너는 토끼들의 수치야”


이렇게 검은 토끼 녀석이 두들겨 맞고 있는데 내가 등장을 했다.


“뭐야? 왜 검은 토끼를 모두 모여서 때려주고 있는거야?”

“시끄러 너는 토끼가 아니니까 빠져”

“그래그래 이건 토끼들 사이의 일이야”


두들겨 맞는 검은 토끼 녀석이 불쌍했지만 뭐 토끼일에는 끼어들지 않는다 주의라서 그냥 무시하고 내 자리로 갔다.

메일을 검사하고, 답장을 쓰든 동안도 토끼녀석들의 집단 린치는 계속되었고 결국 뭐 의협심이라고는 하기 어렵지만 

시끄러움을 견디다 못해서 한 장의 그림을 그려서 녀석들에게 주었다.


“이게 뭐야?”

“이건 개념도라는 거야”

“그런데?”

“잘 바바. 이걸 보면 검은 토끼가 실수한게 아니란걸 알 수 있자나”

“왜?”

“여기여기….”


이미 흥분해서 이성이라고는 없는 토끼들에게 쉬운 그림으로 이거저거 설명해줬다.


“아아-“

“이럴수가-“

“결론은” 


이제 시끄러운 일을 마치고 싶은 내가 말을 했다 


“검은 토끼 녀석은 제대로 자기 일을 한거지. 문제는 흰토끼와 갈색토끼가 제대로 이해를 못했거나, 아님 졸아서 문제가 생긴거지”


그러고 자리에 돌아와서 앉자 다급해진 토끼들은 회의를 시작했다.

덕분에 잠시동안은 조용한 시간을 즐길수가 있었다.

그리고 약 두시간후 토끼녀석들이 내게 몰려왔다.


“그러니까 우린 이제 그 놀이는 하지 않기로 했어”

“그래?”

“그래 그러니까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왜?”

“음... 우린 우리끼리 놀기로 했어”

“검은 토끼는?”

“검은 토끼도 토끼야. 우리 친구야”

“아깐 때려줬자나”

“그건 오해였어”

“그러면 실제로 잘못을 저지를 흰토끼와 갈색토끼는?”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 문제야”

“알았다고”

“그러니까 이제 상관하지마!!! 우린 이제부터 당근을 찾기라는 놀이를 할꺼야”


하고는 다시 우르르 몰려가벼렸다.


뭐 토끼들의 일이야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는 것이지만, 

나도 그 당근 찾기 놀이에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다시 색연필을 집어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내 계산이 맞다면 그 토끼녀석들은 결/코/ 당근을 찾을 수 없다.

뭐 이것도 그들의 문제라고 치부하면 할 수 없지만


회사생활이라는 것이 다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