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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불닭볶음면이라는 테제에 대하여

by mmgoon 2021. 8. 30.

 

 

지금까지는 내 인생에 불닭을 시작하는 것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매운 음식을 탐닉하는 그런 사람도 아니고, 굳이 불닭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그런 음식에 마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베트남에 살적에도

 

"아아, 미스터킴도 불닭 볶음면을 먹을 수 있나요?"

 

라는 질문에

 

"아니. 난 그런 것 먹음 죽는다고"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었다.

물론 한국에 와서 더 많은 불닭들에 둘러싸여 있는 환경이 되었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우리집에 주문하지 않은 택배가 하나 도착을 했다.

상자 안에는 이런저런 인스턴트 음식들이 가득했다.

그러니까 평소 절대로 내 돈으로 구입하지 않는 그런 익스트림 인스턴트 식품들이었고,

여기에 불닭볶음 컵밥이 포함되어 있었다.

 

안에 들어있는 편지를 보니 요사이 재택근무로 지쳐가는 정확히는 매일 회사에서 주던 점심을 그리워하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사장님의 인스턴트스러운 마음이라고 적혀있다.

으음-

 

'마음은 고맙게 받았지만 이것들을 어떻게 한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적당히 팬트리에 진열을 해두었다.

 

그러다가 어제 저녁 밥하기가 귀찮아서 결국 눈에 띄였던 불닭 컵밥이라는 것을 전자렌지에 돌려서 먹어봤다.

일단 컵밥이란 것과 불닭 둘 다 처음 먹어보는 것들이었다. 네네 의외로 라면류 이외에는 인스턴트를 잘 안먹는 스타일입니다.

 

뭐 맛은 대기업의 연구결과이니만큼 어느 정도 수준은 되었고, 그 간편함에 만족도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화장실부터 어제 먹은 녀석들이 영향력을 행사했다.

결국 하루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된장찌개를 끓여서 저녁을 먹자 뭔가 원위치를 돌아오는 느낌이다.

 

으음....

그러니까 당분간은 다시 불닭과 이별을 해야겠다고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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