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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왠지 인터내셔널했던 연말연시

by mmgoon 2021. 1. 3.

 

빈둥대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연휴가 다 지나갔습니다.
아아-
샐러리맨에게 연휴는 어찌 이리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지요 -_-;;;;



내일 출근할 계획을 세우다가 문득 생각을 해보니 이번 연말연시는 어쩌다가 보니 인터내셔널 했다는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30일에 건강검진을 받고 집으로 왔더니 왠일인지 엄청나게 졸려서 (게다가 아마도 엄청 추운 거리를 걸었기 때문에) 바로 소파에서 낮잠을 잤습니다.
일어나보니 이미 하늘은 어둑해졌는데 톡이 옵니다.

"아아아- 보내준 선물 받았다구. 고마워"
"아냐 별 것 아닌데. 집사람도 좋아하구?"
"오오 울 마누라가 완전 좋아한다구"
"잘되었네"


아는 러시아 친구에게 뭐랄까 이런저런 이유로 선물을 보냈었죠. 그게 이제 도착을 했나봅니다.

"선물 너무 고마워서 나도 선물을 보냈어"
"응?"
"내일 도착할 것이야. 러시아의 따뜻한 마음을 느껴보라구"
"응? 그게 가능?"
"하하핫- 기대해봐봐"

도대체 태국에 사는 러시아 친구녀석이 어떻게 내일까지 러시아의 따뜻한 마음을 보내겠다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는 따뜻한 베트남을 생각하면서 사이공 스타일의 볶음국수를 해먹었습니다.

31일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서 모닝 커피와 카야 토스트를 우물거렸습니다.
그리고는 스위트 홈 시즌 1 전편을 정주행했습니다.
왠지 오늘 저녁에는 와인을 한 잔 하고 싶어서 미친듯한 추위를 뚫고 근처 수퍼에 걸어가서 와인 안주용 홍합을 구입해서 집으로 돌아왔죠.
정말 손가락과 귀가 시렸습니다.

그럴게 집에 돌아오니 문밖에 택배가 하나 와있습니다.
일단 집으로 들이고 홍합들을 정리해서 냉장고에 넣고 풀어봤습니다.
택배 상자에서 나온 것은.....
네, 러시아의 따뜻한 마음인 러시아 신년음식들이었습니다.

2종류의 러시아식 샐러드와 (그 중 하나에는 생선이 들어있습니다), 소금과 향로에 절인 비계, 소시지 하나, 
3종류의 러시아식 고기와 감자가 들어간 일종에 고로케 스타일의 빵 (큽니다)
그리고 4 종류의 디져트 (엄청나게 달더군요)
뭐 이렇게 들어있습니다. 

덕분에 홍합은 깔끔하게 포기하고 보트카를 찾아봤으나 없는 관계로 와인과 함께 러시아 음식으로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늦잠을 역시나 잔 첫날 어머니께 전화드리고 라면으로 아점을 먹고나서
저녁은 홍합과 바게트와 와인을 먹어줬답니다.

다음 날은 너무 춥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녁으로 영국식 소시지와 매쉬드 포테이토인 뱅어 앤드 마쉬(Bangers and Mash)라는 것을 해먹었죠.



이렇게 적고 보니 이번 연휴에는 떡국 빼고는 다 먹은 것 같습니다.
사실 떡국은 원래 좋아하지도 않고 만두를 하기에는 진짜 설날이 남았기 때문이겠죠.
그 동안 한식을 거의 먹지 않았다는 생각에 저녁에는 된장찌개를 끓였습니다.

뭐 새해는 설날이 아니니까 굳이 한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왠지 이번 연말연시는 평소보다도 외국음식이 많았다는 생각입니다.
러시아 친구의 배려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네네,
이 포스팅의 주제는 말이죠....
왜 이다지 연휴는 빨리 끝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밀려서 2021년이 시작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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