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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블로그라는 테제에 대하여

by mmgoon 2005. 5. 29.




역시나 시추선에 일이란 바쁠땐 정신이 없는데 기다릴땐 마냥이군요.

지금 소소한 문제가 생겨서 약 2시간이 남은 상황입니다.

꼭 이럴땐 메신져 친구들은 없다죠.

암튼 심심해서 뒤적이다가 노트북에서 찾아낸 글이 있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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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인가 문득 많은 이들이 홈페이지에서 블로그로 옮겨 간 것을 알았다.


'뭐 싸이월드인가도 하지 않으니 상관없어'


라고 생각을 했지만 '대세야' 이런 말도 들리고 해서 여기져기 들려봤더니 

뭐 내눈에는 일종에 게시판이나 방명록 형식으로 미리 정해준 형태에 일기처럼 올리는 걸로 보인다.


-  첫째는 나는 이런 정해진 폼이 싫다

-  둘재는 매일이라니 이런 개념은 내겐 없다

-  세째, 나는 글씨 세대라서 사진과 글이 동시에 잘 올라오지 않는다

-  네째, 로모는 필카라서 느리고, 300D는 매일 들고 다니기에는 거하므로 이 블로그라는 것을 위해 서브디카를 또 사야하나?


이런 생각들이 속속 떠올랐을 적에 친구녀석이 챗을 걸어왔다.


"잘 지내냐?"

"뭐 샐러리맨이야 서울이든 베트남이든 다 똑같지뭐"

"요사이도 술먹고 사고치냐?" (이 넘이 -_-*)

"아니 이젠 술도 끊고 블로그란거나 해보려고 해"

"블로그? 미쳤냐? 이건 너나 나같은 늙고 게으른 세대에 어울리지 않는 거라구"

"너는 해봤냐? 그 블로그?"

"당근.... 그러나 업데이트도 안돼고 친구관계도 늙은이들 밖에 없는 내 블로그는 이미 폐허가 됬다."

"그래? 그렇게 어려운건가 그게?"

"이것도 인기를 먹고 사는거야? 도데체 어떤 블로그를 하려는데?"

"'호치민 생활' 어때?"

"야! 다 늙은 30대 중반 남자의 회색빛 호치민 생활기를 그것도 당근 업댓도 안돼는 블로그를 누가 보겠냐? 뽕이다 짜쌰-" (이넘이 아픈데를...)

"그런가? 제길 그렇다면..."

"?"

"열혈청년 베트남 밤문화 기행 - 이건 어때?"

"오옷 이건 먹힌다. 뭐 쓸건데?"

"뭐 맥주 마시다 속쓰려서 다음날 겔겔 한다던가.... 이런 소소한 일상을..."

"집어쳐라 새꺄"


고양이를 기르기 전에는 블로그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블로그라는 테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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