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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토끼들이 만들어낸 거짓말

by mmgoon 2018. 6. 6.




일단 이 글은 하노이로 날아가고 있는 베트남 항공 비행기에서 쓰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포스팅에다가


"아아, 이런 식으로 나의 당분간 마지막 하노이행이 막을 내립니다"


뭐 이렇게 썼었습니다.

네, 정말로 사실이었죠.


하노이 출장을 다녀온 김부장은 커피와 녹차, 티폿과 찻잔, 라면, 느억맘 등등을 구입하기도 하고, 

인간들을 만나서 굳바이 파티도 하고, 

이삿짐을 보내기 위해서 이런저런 정리도 하는 

뭐랄까 몇 주 후면 사는 장소가 홀라당 바뀌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그런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여보세요"

"아아아아아- 미스터킴!!!!"

"왜?"

"흑흑흑 저 좀 살려주세여"

"시러"

"아아 그러지마시고 지난 번에 본사 본부장님 오시는 건 있자나여"

"니네가 시간 없다고 해서 취소했자나 (덕분에 난 바보가 되었어)"

"흑흑흑흑- 저를 때려주세여"


결국 녀석들은 뭐랄까 녀석들의 새로운 보스가 취임을 했고 붉은 토끼녀석들이 이런저런 보고를 하는 중에


"그니까여 미스터킴네 본부장이 만나자고 했는데 거절했답니다"


뭐 이런 식으로 보고를 하자 새로 취임한 높은 붉은 토끼녀석이


"난 꼭 그 사람을 만나고 싶네"


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결국....

아주 긴 이야기를 미친듯이 짧게 줄여보면,


붉은 토끼녀석은 계속적으로 비굴하게 굴어댔고

김부장은 윗분들에게 일을 왜 그런 식으로 하냐, 윗분들이 니가 부르면 가는 그런 존재들이 아니란다, 

왜 발령이 났음에도 아직 돌아오지 않아 문제를 일으키냐 등등의 설교를 들었고

아랫 것들로부터는 아아- 비행기표가 없어여, 호텔이 도무지 예약이 되지 않아여, 

부장님은 아직도 울 회사의 거지같은 시스템을 모르셔여 등등의 짜증을 들은 결과

기적적으로 높은 분들의 만남이 이틀 전에 성사가되었습니다. 내 노력따윈 흥-


어제 미친듯이 님하들에게 보고드릴 자료들과 이런저런 문서들을 만들고 있는데 전화가 옵니다


"김부장아 그니까 이 부분은 니가 설명을 드리라고"

"넹? 저도 가는 건가여?"

"야 이 시끼. 이 모든 상황이 누구 때문인데 (누구 때문이라녀? 붉은 토끼들 때문이져 -_-;;;) 너만 쏙 빠지겠다고?"

"그래도 저는 이미 본사로 발령이..."

"토끼들은 그걸 모르자낫!!! (네네 그게 묘미져 -_-a)"


해서 이렇게 비행기에 앉아서 보고서를 만들다 지겨워진 김부장은 블로그에 올릴 포스팅을 끄적거리고 있게된 것입니다.


워낙 급작하게 표를 끊은 까닭에, 그러니까 어제 오후가 되어야 하노이행이 결정되었고 

울 여직원의 모든 인맥을 동원해서 표를 찾아낸 관계로 비행기에 좋은 자리는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내일 9시 표는 없는거야?"

"아하하하- 지금 장난치시나여? 8시30분 표도 겨우 빼낸거라구여"


이렇게 구한 오늘의 베트남항공 편은 정시에 (15분 늦었지만 이 정도야) 호치민 떤선녓 공항을 출발했다.

아침 비행기라 그런지 평소에는 과자만 주더니 오늘은 아주 조그만 빵과 커피도 줍니다.


어제 워낙 폭풍같은 하루를 보냈기 때문에 이렇게 비행기에 올라오니 이런저런 감정들이 생기는군요.

예전에 지금은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하는 탕녀석이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아아, 베트남 여자 사귀실 때에는 조심하셔야 한다구요"

"왜?"

"뭐랄까 열라 귀엽기는 한데 뭐랄까 쿠울하게 헤어진다랄지, 사랑하지만 보내준다랄지 뭐 이런 개념이 없다구요"

"정말? 너는 쿠을하게 헤어졌자나"

"몇 번을 말씀드려여. 제가 버림받은 것이라구요. 경우가 달라여"

"아아 미안"


이 넘의 나라 모계사회의 흔적이 아직 남아서인지 왠지 탕이 말한 여인네들 처럼 헤어짐에 이런저런 일들이 생깁니다.

한 달 더 있게 만든다던지,

하노이 출장이나 자꾸 만들고 말이지.


이제 40분 있으면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착륙을 하고, 

국제선 청사로 이동을 해서 휴일에 출장을 맞이해서 마음이 따뜻(?)하신 님하들을 맞이하고,

업무보고를 드리면서 어쩌자고 이 상황을 만들었냐고 (토끼들이 만들었어여 T_T) 한 소리 듣고,

저녁 먹고....


등등의 상황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네요.


그러니까 이즈음에서 이 포스팅의 주제는 말이죠......

네 제가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해버렸는데, 이 상황은 제가 아니고 붉은 토끼들의 탓이라는 겁니다.

(아아- 뭔가 궁색한 이 느낌은 뭐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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