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우중충한 토요일

by mmgoon 2018. 6. 2.




사무실에 짐을 싸들고 집으로 돌아오자 금요일 저녁입니다.

요사이 평소에 나름 잘 해먹고 산다고 자평했던 스스로에 대한 점수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찬장을 열어보니 미역이.... 한 번 해먹기는 많고 두 번 하기에는 부족하게 남았습니다.

결국 만족스럽지 못한 미역반찬과 국을 해먹었죠.


저녁을 먹고 인터넷을 하면서 티비를 보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밖이 시끄럽습니다.

천둥 번개가 미친듯이 쿵쾅 번쩍하며선 비가 쏟아집니다.

울 아파트 하수 파이프들이 쿠아아 연주를 시작하고, 베란다는 역류를 시작합니다.

문득 오늘도 호치민시 저지대는 물난리가 났겠군 생각을 하자 잠이 쏟아집니다.


폭우가 쏟아지는데 홍수를 생각하면 잠이오는 무슨 암시에라도 걸렸나 생각을 하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났더니 날이 우중충합니다.

보통은 아무리 밤에 그 난리처럼 비가 오더라도 아침이 되면 맑고 밝은 해가 떠오르는데 오늘은 이상합니다.

결국 여기저기 마실다닐까 했던 생각을 접고 커피로 아침을 때우고 티비를 보면서 빈둥거리다가 

(아아- 이렇게 적으니 너무 게으르게 비칠 것 같네요 -_-a 사실이자나) 택시를 잡아타고 조금 큰 수퍼로 향했습니다.


수퍼앞 가게에서 차슈 볶음밥으로 점심을 먹고, 장을 봤습니다.

이번 달 말에 돌아가서 어떤 것들이 그리울까 생각을 한 끝에 지난 주에 각종 차와 커피류에 더해서 

이번 주에는 각종 라면들과 말린 과일들과 요리용 양념들과 요사이 완전 사랑하는 고급 느억맘(베트남 액젓)을 잔뜩 구입했습니다.


계산대로 가서 고급 느억맘 5병을 꺼내어 놓자 계산하는 처녀가


"아아, 이 외국넘 이걸 무슨 음료로 아는 것 아니야"


하는 얼굴로 쳐다보면서 계산을 해줍니다.


그리고 3박스 각각 다른 라면을 샀는데, 뭐랄까 그냥 박스에 바코드를 찍지 않고 

모든 박스를 열어서 라면을 하나 꺼내서 그 바코드를 찍고 여기에 상자에 담겨있는 갯수를 곱합니다.

덕분에 모든 상자는 열려져 버렸고, 낑낑거리면서 손으로 들고 와야 했습니다.


짐들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자 피곤합니다. 

역시나 하늘을 보니 집을 떠날 때보다 더 우중충합니다.

게다가 비가와서 그런지 한 시간에 한 번씩 정전이 되는군요.

구입한 말린 두리안을 먹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아- 짐 정리해야 하는데 너무나 귀찮습니다.


자, 여기서 문제.

과연 저녁에 무엇을 먹어야 토요일을 잘 보냈다고 스스로 자평을 할 수 있을까요.


'사는 이야기 > 사이공데일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끼들이 만들어낸 거짓말  (0) 2018.06.06
계속 우중충하니 일을 했다  (6) 2018.06.03
사이공 주말 블로그의 미래  (2) 2018.05.30
쇼핑은 즐거워  (0) 2018.05.27
시점의 변화  (2) 2018.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