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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그리하여 오늘 저녁에는

by mmgoon 2017. 12. 15.



어제는 상태가 별로 좋지는 못하였지만 몸담고 있는 조직(?)의 송년회라서 피곤한 몸을 끌고 집근처 식당엘 갔습니다.

역시나 이 조직. 실망시키지 아니하고 엄청난 음주로 2017년을 마무리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속이 더더욱 별로군요.

물 한잔 달랑 마시고 집을 나서는데 관리실 짱이 잡습니다.


"아아, 미스터킴 제가여 깜빡 잊고 말씀을 드리지 않았는데여"

"뭘?"

"그니까여 오늘 저녁에 오실적에는 아오자이(베트남 전통옷)를 입으시거나 빨간색 혹은 황금색 옷을 입으셔야 되여"

"오늘 저녁?"

"아아아, 잊으셨어요? 오늘 저녁에 울 아파트 송년잔치가 있자나요!!!"

"난 참석한다고 안했다고"


울 아파트 송년잔치라고 해봐야 1층 복도하고 평소에 집기들을 쌓아두던 뒷뜰에다가 

스피커 설치하고 음악을 쿵쾅거리면서, 

정말로 조촐한 음식을 차려놓고, 

온 아파트 애새끼들은 길길이 뛰는 뭐 그런 행사이기 때문에 

그 동안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무슨 말씀이신지여?"

"그러니까 지난번에 행사한다고 보낸 이메일에 참석한다고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아아아- 뭔가 착오가 있었나봐여. 저는 미스터 킴 오신다고 자리까지 만들었다구요"

"왠 자리?"

"올 해 부터는 뭐랄까 품격을 높힌다고나 할까 해서 지정석 제도를..."

"암튼 난 안감"

"흑흑흑- 안되염. 이미 테이블에 놓을 이름표도 만들었단 말에여"

"나 대신 다른 사람을 초대해"

"흑흑흑흑- 왠일인지 사람들이 신청을 잘 안한다구여 (왜인지 몰라?). 오늘 와서 미스터킴 안오신다고 하면 흑흑흑-"


결국 분명하고도 명확한 짱의 실수이긴 하지만, 그리고 지정석으로 운영한다고 하더라면 별로 바뀔 것은 없어보이지만,

짱 얼굴도 있고, 얼마 있다가 월세 재협상도 있는 관계로 (-_-;;;;) 저녁에 참석하마라고 했습니다.


도데체 지정석이라고 하는데 어디에다가 테이블을 놓겠다는건지 넘 궁금하네요. (자리가 있나?)

암튼 졸지에 아파트에서 하는 송년회에 참석하게되었다는 얘기입니다.


베트남 캐롤이나 들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