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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늙어지면서 좋아지는 것들?

by mmgoon 2017. 4. 25.




뭐 결국 이 포스팅도 집중하지 못하고 하노이에서 올리고 있습니다만...

암튼 읽어주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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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 평생을 집중력 부족으로 신음(?)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니까 절/대/로/ 한 가지 일만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그런 성격이다.

적어도 2-3가지는 동시에 진행을 해야 뭔가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도 티비 켜놓고, 블로그 글 쓰면서 중간중간에 만화를 보고 있다.


덕분에 집중이 필요한 일들 그러니까 공부라든지, 미술이라든지, 음악이라든지, 미래에 대한 구상이랄지 하는 것들은 

그리 높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창작이랄지 순발력이랄지 뭐 이런 미덕(?)들을 이용해서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러나 세월을 야속하게도 흘렀고, 나이를 점점 먹어가고 있다.

뭐 당연한 얘기겠지만 내 머리도 슬슬 프로세싱이 떨어지기 시작한듯 하다.

이 결과 요사이 한 가지 일을 붙잡고 몇 시간씩 처리를 하는 자신을 문득문득 발견하곤 깜짝 놀라게된다.


늙어가는 것은 서글프지만 이런 집중의 결과로 평소보다 빨리 일을 처리하는 상황이 본인도 놀라게 찾아오고 있다.

그러니까 4시간동안 4가지 일들을 동시에 진행해야 각각 1시간씩 할당이 되는 것에 비해 한 가지 일밖에 못하니까 4배의 효율이 나는 것이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 프로세싱 능력이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3배 정도이겠지만.


결국 


'김부장은 업무효율이 증가하였습니다' 라든지

'머리가 나빠진 관계로 블로깅이 줄고 있습니다' 혹은

'취미생활에 쓸 정력을 일로 승화시켰습니다' 등등의


우리 사장님은 좋아라 하겠지만 본인은 왠지 서글퍼지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또 그리고 얼마전에 친구녀석에게 들었는데


"야야 우리가 지금은 근시지만 노안이 오면 정상으로 돌아간다구"


라네요.

물론 근시뿐만 아니라 난시도 심하겠지만 노안이 오면 순간적으로나마 근시 문제는 해결이 된다는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술을 마시고 난 다음 날의 충격이 열라 커졌고,

더 이상 매일 아침 희망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이뿐 언뉘를 보고 '오오 결혼하고 싶다' 라는 생각도 들지 않고,

(이렇게 식욕이 성욕을 이기는 것이군요 T_T)

새로운 물건을 봐도 '이걸 구입하면 다음 달 지출계획이' 라는 생각이나 하고,

운동을 해도 도무지 배는 들어가지 않고,

베트남어 단어를 외워도 머리에 들어가지 않고,


등등을 맛이하는 요즈음에 (아아- 나이를 먹는다고 철이 들지는 않는다고) 뭐랄까 '늙으니까 좋은' 것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뭐?


내일은 하노이 출장 가는데....

간만에 탕롱비어나 신나게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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