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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다른나라

텟 여행기 - 첫째날




이번에는 정말로 토끼녀석들에게 실망을 했기 때문에 녀석들이 늘 의례 항상 그래왔듯이 여행 떠나기 전 날 한 잔 하자는 것을 그냥 무시하고 집으로 와서 가방을 꾸렸다.


그냥 티셔츠 2개와 속옷들, 어댑터들을 챙기고 나니까 정말로 챙길 것이 없었다.

그래도 명색이 외국여행인데 하는 생각으로 다시 가방을 꾸렸지만 넣을 것이 별로 없다.

하지만 여행 전날인데도 술도 안마시고 차곡차곡 가방을 싼 까닭에 간만에 깔끔한 여행준비가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선물로 반은 반텟(베트남 설날 전통요리)으로 아침을 때우고 탄손녓 공항으로 갔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공항에 있었다.


'어찌 되었건 텟 기간에 베트남에 있을 수 없다'


라는 생각이 4만 베트남 근무 외국인들의 마음속에 공통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사람들도 몇몇 만나고 심지어 어디선가 어방한 외국놈 하나 꼬셔서 외국으로 놀러가는 아는 술집 여자애도 봤다. 암튼 외국인들에게 텟은 그런 기간인듯 싶다.


방콕에 새로운 공항인 수안나뿜 (발음은 그래도 실제로는 golden land라는 멋진 뜻이라고 한다) 공항에 난생 처음으로 도착을 해서 호텔로 체크인을 했다.

언젠가 이 공항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관제탑을 가지고 있고, 전세계 건물중에 가장 넓은 면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뭐... 큰 감흥은 없는 디자인이었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이번에도 역시 가이드인 ㅇ양에가 전화를 걸어서


"알았지? 내일 9시에 보자구"

"어디갈까요?"

"아아- 그건 당신이 알아서 정하기로 했자나"

"헤헤- 걱정 마시고 술조금만 드세요"


라는 대화를 했다.

간만에 온 방콕은 역시나 활기차다.

호치민과는 다른 그런 뭐랄까 조금 더 밝은 활기가 있는 도시다. 

정작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뭐 다른 말들을 할 수도 있겠지만... 뭐 나는 관광객.


그동안 못했던 쇼핑을 했다.

옷도 사고 (베트남에서 나같은 체형의 옷을 사기란 힘들다), 컴퓨터 상가도 기웃거리고, 신발도 사고, 속옷도 사고, 신발도 사고 등등...

오늘은 마음에 드는 티폿이나 그릇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내일 다른 백화점에 가봐야 겠다.


ㅋ녀석에게 전화를 걸어서 맥주를 한 잔 했다.


"이거봐. 이 집 괜찮지? 내가 새로 개발한 곳이야"

"아아- 뭐. 그전 집과 분위기가 흡사한 걸"

"이전에 그 집 이제 관광객들이 득시글 거려서 가기가 그렇다구. 나까지 관광객 취급이야"

"흐음- 호치민도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지. 소위 좋은 바의 관광지화라고나 할까"


간만에 마시는 싱가맥주가 (옆에 언니야는 비록 다른 걸 마시라고 꼬시지만) 방콕이라는 냄새를 몸에 배게 하는 것 같다.

평소에 만나지 않던 인간들만 만나는 것이 너무 좋다. 이번 여행이 그런 여행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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