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에는 그렇게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붉은 토끼녀석들은 늘 언제나 항상 그렇다시피
"몰라. 니가 와서 설명을 해줘" 와
"이건 (솔직히 뭔지 몰라도) 중요한 문제인 것 같으니까 회의를 해야되"
등등의 핑계를 대서
하는 수 없이 부장님들을 모시고 하노이에 출장을 왔다.
부장님 다수에 일인 과장인 출장.... 아아- 피곤하다.
회의자료 만들고, 인쇄물 만들고, 노트북에 집어 넣고 등등 일요일에 난리를 치고 있는데 옥이한테 전화가 왔다.
"저기요. 비행기가 연착을 한데요"
"엥? 얼마나?"
"그니까 저녁 9시에 출발을 하는 거죠"
허억-
원래 계획은
5시30분 출발,
기내에서 저녁때우기,
7시30분 하노이 도착,
8시30분 호텔 체크인,
바로 부장들을 띄어 놓고 술마시기
였는데, 이 스케쥴 대로라면 12시에나 되서야 호텔에 도착한다.
"하아- 알았어"
집에서 빈둥대다가 8시경에 공항에 도착을 했다.
이게 뭔가...
탄손녓 공항 국내선 대합실이 난리가 아니다.
겨우 두 부장님을 만나서 카운터로 갔더니
"저기요~ 손님 비행기가 다시 연착을 해서 새벽 4시30분 출발이..."
순간, 이제는 착하게 살려고 했던 마음이 사아악 달아난다.
글면 호텔에 아침 7시30분에 체크인하고 아침먹고 바로 회의장으로 가란 말이냐 -_-*
게다가 옆에 약간 높아 보이는 인간들에게 척척 다른 비행편으로 바꿔주는 현장은 뭐란 말이냐...
(참고로 옆에 그 높은 넘은 베트남 모모처에 다니는 내 술친구들이다)
바로 전투모드로 돌입을 해서, 앞에 있는 여자애와 한 판을 떴다.
결국 엄청난 스피드로 쏟아내는 나의 불평과 불만에 패배한 (전투모드시 영어는 거의 현지인 수준 -_-;;) 여자애는 바로
"그렇다면 지금 바로 27번 창구로 가세여"
한다
27번 창구에 도착하자 이미 수 많은 나 같은 인간들이 서있다.
그들 모두다 편수는 상관 없으니 오늘 내로 하노이에 가고자 하는 인간들이다.
게다가 대부분 베트남 사람들이라 줄도 안서고 완전 케이오스에 직원들과 한 판씩 겨루고 있다.
그러더니 내 차례가 오자 어디론가 쉬쉬쉭하고 도망을 가버린다.
"이봐 김과장 내일 가자구"
"아닙니다. 이것들이 제 성격을 건들였습니다"
바로 옥이와 베트남 항공 아는 넘들에게 전화를 때리고 (원래 항공사들은 압력으로 안되는게 없다),
다시 아까 그 카운터로 가서 나를 보자 부들거리는 여자애한테
"이거보시어여. 27번 창구? 암도 없자나"
했더니 결국
"흐흑- 저를 따라오서요" 한다.
다시 베트남 항공 사무소에 가서 이 인간 저 인간을 만났지만 역시나 베트남스러운 대답인
"글세요. 자리가 꽉차서...." 혹은
"이미 설명 드렸다시피..." 한다.
바로 아까 그 여자애와 이런 식의 대답한 녀석들 이름 적고 (나중에 컴플레인 할적에 유용하다. 대부분은 발뺌을 한다)
바로 베트남항공에 있는 술친구 녀석에게 전화를 걸어서
"얌마. 3-4시간 연착은 있을 수 있지만 12시간 연착이 말이되냐?"
하고 소리를 질렀더니 녀석이 전화를 바꿔달란다.
겨우 도망가는 시니어스탭하나를 잡아서 전화를 들려주자 얼굴이 하얗게 변한다.
"저기. 자리가 딱 3개 남았네요. 헤헤"
"몇시? 12시30분에.... 헤헤"
"그래? 할 수 없지. 물론 이런식으로 나한테 거짓말 해놓고 이코노미에 앉히지는 않겠지?"
"헉- 네.... 물론이져. 바로 비지니스 업그레이드"
씩씩 거리면서 비지니스 라운지에 가자 아까 자동으로 표를 바꿔 쉽사리 들어간 녀석들이 반기면서 맥주를 권한다.
결국 비지니스 라운지에서 빈둥대다가 비행기에 올랐다.
역시나 예상대로 비행기는 자리가 꽉차지 않고 출발을 한다.
우리나라 항공사들도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베트남 항공은 항상 이런식이다.
일단 늦춰버리고 반항없으면 맨 마지막에 반항하면 앞으로 나처럼 위쪽에 콱 찌르면 아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뭐 구정기간인걸 감안하더라도 아직 베트남은 후진국이다. 하아-
결국 3시에 호텔에 들어왔다.
짐을 풀고 꿈나라에 빠진다. 피곤하다. 내일은 붉은 토끼 녀석들과 한 판 뜰 생각을 하자 이상한 꿈들이 밀려온다.
이래서 싫은 하노이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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