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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요사이는 우기




정말 누구나 와도 요사이 호치민은 우기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징허게 좍좍하고 비가 옵니다.

덕분에 아침이 서늘해져서 우리 팀녀석들은 돌아가면서 감기에 걸리고 말이죠....

오늘도 일기예보를 봤더니 파도가 높은데 지금 쬐그만 배에타서 바다에 떠있는 비엣 녀석이 불쌍합니다.

그게 며칠전에 일이었지요.


"그니까 supervisor로 우리쪽에서 누가 하나 타야하지 않겠어?"


라고 부장님이 얘기를 하는 겁니다.

머리속이 빙빙 회전을 시작합니다.

당근 요사이 보고 있는 기상예보와 그 배의 크기가 계산이 되고 

지금까지 살면서 최초 모모 연구소의 동해 크루즈를 필두로 해서 수 많은 탐사선들과 시추선을 전전하면서 

진정 온 몸으로 깨달은 하나의 진리가 저 마음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배는 커야한다'


이건 진리입니다.

배가 커야 일단 덜 흔들리고, 복지후생 시설이 좋으며 하다 못해 식사도 맛있습니다.


바다란 예를들어 우리 동해 같은 경우도 맑은 날은 그야말로 유리같은 호수에 느낌을 주지만 일단 바람이 불고 파도가 시작되면.... 아아- 이게 장난 아닙니다.

그래서


"아이고 이번에 처리할 일이..." 라든가

"비엣아 너 배 타본적 없지?" 


등등의 멘트로 녀석을 콩알만한 배에 (나대신) 태워서 보냈습니다. 

예상대로 기상이 점점 드러워지고 있습니다.

녀석 아까 통화하는데 짐작컨데 열라 토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하선하면 맥주나 열라 사줘야 겠습니다.



이런 와중에 열라 노래를 연습중입니다.

그게 가수로 데뷔하는 건 아니고 (이미 늙었다져 -_-;;;)

옥이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를 예정입니다.

옥이가 노래 불러줄 인간 없다고 해서 농담삼아서 


"그럼 웨딩케익이라는 노랠 불러주마"

"오오 웨딩케익 로맨틱하네요"

"아니.... 이게 조크야 (생각해보니까 한국사람한테나 통하는 죠크였습니다)"

"아니 아니 아니 좋았어요. 한국 노래로 축가를..."


하는식으로 우격다짐을 받았고 현재 웨딩케익이 아닌 다른 노래를 열라 연습중입니다. 아이고 국제망신을 당하면 안돼는데 말이죠. -_-;;;



호치민은 그런 우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아 우기라서 그런지 아침부터 술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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