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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순간의 선택이 결정한 일상

by mmgoon 2021. 3. 27.

 

 

그러니까 얼마 전이었죠.

나름 많았다고 생각했었던 화장실용 휴지들이 거의 떨어져가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우리나라에는 많은 종류의 휴지들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휴지의 질은 나름 좋기 때문에 어느 것을 선택해도 대충 만족도가 있는 편이죠.

 

그렇게 찾아보고 있는데

 

'자자 이 휴지는 물에 아주 잘 녹는 그런 재질로 만들어서 잘 막히지도 않고 분해가 잘되어서 자연에도 좋답니다'

 

라는 녀석을 만났습니다.

 

'오옷! 자연을 보호한다고!!'

 

하는 마음이 들어서 냉큼 주문을 날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도착을 했죠.

같이 온 녀석들과 정리를 하고 화장실에도 걸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시험? 실행? 시음 (이건 아니고 -_-;;;)? 

암튼 사용을 해보았더랬습니다.

 

아아-

그러니까 이게 그러니까 말이죠. 

요사이 이런 감촉을 느끼기 어려운 거친 감촉입니다.

게다가 한겹으로 이루어져서 잘 닦이지도 않네요. T_T

황당한 마음으로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이 감촉은 그러니까 예전에 90년대 말에 베트남에 갔었을 때 만났던 공산주의의 물이 덜 빠진 녀석에서 느꼈던 그런 감촉입니다.

그 별로 좋지 않았던 감촉을 2021년에 서울 우리집에서 느낄 줄이야.

 

결국

마음에는 안들지만 (흑흑흑-) 이번에 주문한 몇 십여개의 녀석들을 다 사용해야 익숙한 보드러운 감촉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나이 먹고도 휴지 하나 제대로 주문 못하다니 그런 생각도 들고요,

내 엉덩이를 희생해서 지구를 살린다는 그런 뿌듯한 마음도 드네요.

 

네, 인생은 순간의 선택이 좌우하는군요. 

저녁으로는 냉동삼겹살이나 구워서 먹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