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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U Town Daily

햇반으로 사는 세상

by mmgoon 2019. 11. 12.

뭐 이런 장면이 연출되지는 않았습니다.




뭐 이제사 그러니까 이 나이에 밥을 한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충 쌀을 씻어서 전기밥솥에 넣어주면 따뜻한 밥이 알아서 되고, 요사인 시간도 빠르다.

그리고 이 일을 한지 나름 연식이 있는 관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밥 정도는 휘휘휙 할 수 있다.


그렇지만서도 어쩐지 요사이 햇반을 먹는 빈도수가 증가를 하고 있다.


오늘도 퇴근해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지난 주말에 사다 둔 라오 무엉(rau muống, 공심채)가 있다.

꺼내서 적당히 씻어서 라오 무엉 싸오 또이(rau muống xào tỏi, 공심채 마늘 볶음)을 했다.


공심채 마늘 볶음. 물론 내가 만든 것은 아닙니다.



스팸을 잘라서 굽고, 젖갈과 김치와 함께 상을 차리고,

자연스럽게 햇반을 전자렌지에 돌려서 저녁을 먹었다.


생각을 해보면 요리를 하는 사이에 충분히 밥이 지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햇반을 꺼낸 것이다.


생각을 해보면 그 동안 외국에 살았기 때문에 햇반이라는 문화에 익숙해지지 못하다가 (게다가 가격도)

한국에 살면서 이 작은 편안함에 빠져버린 것이다.


결국, 맛있게 싹싹 비워 저녁을 다 먹고 (아아- 살을 안빼는 것이냐)

인터넷으로 떨어지기 전에 추가로 햇반을 주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으음....

과연 내 인생은 제대로 방향을 잡아서 나아가는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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