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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U Town Daily

머리를 깎는 이야기

by mmgoon 2019. 11. 11.

베트남 현지 이발소. 으음 함부로 갔다가 동남아 스타일이 될 수 있죠.




언제나 새로운 곳에 오면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가 적절하게 이발을 할 장소를 찾는 것이다.

회사에 다니는 특성상 적어도 3-4주에 한 번은 머리를 정리해야 하고,

머리카락의 저주로 (흑흑-) 일정 기간마다 정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먼저 왠지 요사이 이발소들은 거의 보이지가 않는다.

가위로 사각거리면서 머리를 깍아주는 것이 내게는 최선이지만 이발소는 완전 시골식 아니면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몇 번인가 미용실에서 이발을 했다.

우리 동네는 이상하리만치 미용실이 많은 관계로 그리고 마음에 드는 머리가 되지 않은 관계로 여기저기 다녀봤다.

문제는...

이게 완전 동네 미용실이라서 아줌마들이 몇몇 모여계시고, 뭐랄까 남자 혼자 머리를 깎고 있기에 마음이 편한 환경들이 아니었다.


결국,

시내에 있는 큰 미용실들을 전전하던 중에 우리 동네에 남성 전용 미용실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다른 미용실에 비해 크게 실력에는 차이가 없지만 (원장님 미안-) 

남자들 전용인 관계로 마음이 편하게 이발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곳이다.

덕분에 나름 애용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나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덕분에,

이 집은 뭐랄까 대박을 쳐서 아마도 온 마을의 남자들이 이 곳을 찾는 것 같다.

몰려드는 손님들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서 원장님은 점심시간도 만들고, 일주일에 이틀을 쉰다.

(커피 한 잔도 못하고, 팔이 끊어질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이러자 더더욱 웨이팅 시간은 길어지고 뭐랄까 경쟁적으로 머리를 깍아대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어제도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서, 

그리고 새로 만들 여권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 이 미용실을 찾았다.

도착을 해 보니 아직 점심시간이 끝나지 않아 문이 닫혀있었는데 다행히 원장님이 보고 문을 열어준다.


"아아, 좀 일찍와버렸어요"

"괜찮아염. 어짜피 시간 맞워오시면 사람들이 좌아악 밀려있다구여"

"아아-"


덕분에 간만에 사장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머리를 깎았다.

나오는데 역시나 사람들이 몰려든다.


집에 오는 길에 수퍼에서 계란을 사면서 조금더 널널한 미용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으음...

너무나 지극히도 평범한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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