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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베트남

여행기 - 아직 진행중

by mmgoon 2005. 5. 27.



그러니까 그게 부장님이었다.


"이거봐 이번에 일이 얼마나 많은지 알지? 그러니까 시추선엔 가지말라구"

"넹" (이론 쒸~)


그래서 시추선에 가는 마음을 접었다. 

간만에 시추선에 올라가려고 부프른 꿈이 틱- 하고 깨지는 순간 이었다.


여기서 잠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시추선 작업은 그러니까 


24시간동안이라도 작업이 있으면 잠을 자지 못하고 (나는 최대 4일간 3시간 자면서 버틴적이 있다)

음식도 거칠며 (지금도 말레이지아 아저씨가 해주는 베트남식 저녁을 먹고왔다)

인간들 거칠며 (지금도 옆자리에서 수 많은 F word가 들린다)

즐거움도 없으며 (알콜도 이쁜 언니야들도 없다)

잠자리도 힘들고 (당근 배는 그렇지뭐...)


라는 조건인데

왜 올라가려는 마음을 품었는가 하면...


일단 새로운 PPE (personal protection equipment)가 생겼다.

쉽게 말해서 비싼넘으로 쫙 뽑은 새 옷 자랑을 하고 싶었다.


예전에 불쌍한 훈련생이나 낮은 직급일 적에는 그지 같은 숙소에 머물었지만 (한방에 4명 2개 방이 화장실 공유 -_-;;) 

이제는 당당 직책명 앞에 Senior가 붙은 관계로 2인1실에 화장실도 두사람만을 위한 그런 방에 있는다.

참고로 독방은 달랑 4개 (이 배 최고 대빵, 선장, 시추총감독, 글고 뭔지 모를 중요한 넘) 밖에 없고 내 방은 서열 2위인 셈이다.


글고 근무시간이야 내가 감독인데 내가 자고 싶으면 자는거고 (실지로는 그렇지 못하다 -_-;;)

음식이 거칠어봐야 영국 살았었다. 뭘 못먹겠는가

언니야들이 없지만서도 언제 이쁜 언니야들에 둘러싸여 살아온 것도 아니고

맥주 못마시는 문제도 떠나기 전 약 3일간을 충분히 마셔줬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사무실에는 1차공의 성공으로 인해서 엄청나게 할 일 (그것도 완전히 잡스러운 일)이 많다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놀러온다지 어디어디로 설명을 가야한다지.....


암튼 시무록 해 있는 내게 소장님이 지나가다가


"어? 이번에 배탄다고 안했어?" 하신다.

(벌떡 일어나면서) "넹 지금 가야하는데염"

"그래? 그럼 가라구!" 해서


부장의 따가운 눈초리를 뒤로 해가면서 옥이한테 호텔 예약시키고 배표 끊으라고 난리치고 나의 자랑 새로운 PPE를 챙겨서 사무실을 나섰다.


마지막 붕타우행 배를 타려고 선착장에 나왔더니...

허억- 몽땅 취소되었단다. 이 넘들 또 손님 없다고 취소를 시키다니...

하는 수 없이 택시를 집어타고 붕타우에 도착했더니 너무 늦었다.

Palace hotel에 있는 Blue Bar라고 제법 이름만 그럴사한 곳에서 돼지고기 구이와 밥으로 저녁을 때우고 방에 들어와서 티비를 보는데 전화가 왔다.


"붕타우에 오셨다구요? 왜 연락 안했어요? 내일 배 탄다고 하던데"

"어엉. 뭐 귀찮게 연락을 해 (어제 술 넘 마셔서 죽겠다). 너도 피곤할텐데 (오늘은 줘도 못먹어)"

"암튼 다 필요없어요 그랜드 호텔 바로 빨랑 나와요"


이후로 그랜드 호텔바에서 한잔 지나가던 이름 모르 바에서 한잔을 필두로 두시까지 다시 마셔댔다.


다음날 붕타우 공항으로 이륙 한시간전까지 가야해서 겨우겨우 일어나서 퍼(베트남 쌀국수) 하나 먹고 택시를 잡아탔다.


"헬로 미쓰 만~"

"안 꼬 쾌 콩? (괜찮아?)"

"콩 쾌~ 웅 비아 뉴뉴 냐 (아뉘 맥주 넘 마셨어)"

"쪄어이 (오 마이 갓)"


헬기 코디네이터 미스 만의 눈빛을 받으며서 (술마시고 못탄다) 체크인하고 세이프티 비디오보고 

(주제는 문을 타고 내려라 꼬리쪽으로 가지마라 물에 빠지면 잘해라) 헬기타고 헤드폰에서 들리는 미땀의 노래를 들으며서 날아갔다.

헬기라는 물건은 영화에서 보면 참 쿠울한데 실제로 타보면 명색이 제일 좋은 헬기라는데 좁고 덥고 의자 답답하고 열라 시끄러운 물건이다.


한시간40분을 날아 시추선에 도착했다.

다시 세이프티 교육을 받고 (필수다. 주제는 까불면 죽는다. 불나면 잘해라) 방에다 짐풀고 오직 높은 사람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방에 자리를 잡았다.

이 방은 그러니까 랜깔려 있고, 한사람에 하나씩 전화 있고, 무한 음료수 제공되며, 심심할까봐 위성티비가 연결되어있는 콘트롤 룸이다.

앞으로 10일정도 여기에서 버텨야 한다. 


하지만 뭐 마음은 편하다.

몸이야 좀 힘들겠지만.... 여긴 일만하면 되는 곳이니까....

나로 돌아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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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PPE 자랑 코너 +


일단 그동아 사용하던 태국제와 한국제를 다 버리고 (없다고 우기고) 새로 전세계에서 제일 좋은 Red Wing으로 좌아악 바꿨다.


1. 헬멧은 포쉬한 흰색 (예전건 빨간색)

2. 커버올 (원피스 작업복)은 마크 선명한 빨간색 (예전건 파란색) 일단 옷감이 다르다. 이야~

3. 더이상 면장갑이 아닌 얇삽한 가죽장갑

4. 멋진 Red Wing 부츠 (방수 완벽!!)

5. 파란 테의 보호안경 


훔훔훔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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