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더운 주말에 알아버린 콜라비

by mmgoon 2018. 4. 22.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완전 맑고 밝으면서 더운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체감온도 39도 오늘은 38도라네요.


이런 더위를 뚫고 간만에 머리를 깍으러 갔습니다.




이발소 강아지도 더운지 힘이 없습니다.

이발소 아저씨도 더위를 느끼셨는지 평소보다 훨씬 짧게 머리를 깍아주셨답니다. 엥?


머리 손질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더니 엄청나게 눈이 부십니다. 네네 호치민은 가장 덥다는 4월말로 향하고 있네요.






집에 먹을 것들이 없다는 사실을 깨닳고는 솔직히 이런 더위에 바로 집으로 가서 시원한 맥주 한 잔 하고 싶은 생각을 

이성으로 억누르면서 시장에 가려다가 다 포기하고 시내 수퍼로 향했습니다.


수퍼에서 이것 저것 둘러보고 있는데 아래 녀석이 보이네요.




네, 그렇죠. 

평소에 사서 석박지를 담거 먹는 순무가 이 수퍼에도 나왔네요.

보통은 이 녀석은 시장 야채 처녀한테 사기 때문에 가격을 확인할 겸해서 표지를 봤더니....


1. 뭐 가격이야 야채처녀가 훨 저렴합니다.

2. 품질도 야채처녀가 파는 녀석들이 더 싱싱하죠.

3. 문제는 녀석의 이름이었죠


그러니까 순무나 뭐 이렇게 적혀있지 않고 kohlrabi 그러니까 콜라비라고 적혀있네요.

도데체 콜라비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채 처녀가 말했던 순무는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이전에 순무인줄 알고 구입했던 야채가게 처녀네 콜라비입니다. (관련 포스팅)

이렇게 보니 왠지 순무같이 보이지 않네요. 왜 오늘까지 한 번도 의심을 하지 안았던 것일까요.





아니 생각을 해보면 녀석을 껍질을 벗기고 석석 썰어대면 정말이지 완벽한 무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단 말입니다.

아래 사진을 봐주세요.





왠지 야채 처녀에게 배신감을 느끼면서 집에와서 콜라비라는 녀석을 찾아봤더니 양배추와 순무를 교접해서 만들어낸 녀석이네요.

콜라비라는 이름조차 독일어로 양배추를 뜻하는 콜(Kohl)과 순무를 뜻하는 라비(Rübe~Rabi)를 더하여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뭐.... 야채 처녀는 기술적으로 말을 하자면 50% 정도만 거짓말을 한 게 되거나,

아니면... 처녀는 이게 콜라비인줄 알았지만 한국말로 '순무' 라고 하는 줄 알고 판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베트남 콜라비는 베트남 무보다는 비싸지만, 그래서 야채 처녀는 이 콜라비를 파는 것을 선호하기도 하고, 

베트남 무 보다 더 아삭하고 단단하면서 물이 적은 식감을 주기 때문에 이 녀석을 즐기고 있습니다.


뭐랄까....

이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다면 블로그에 해외 생활 팁으로 올렸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운 날 알아낸 진실이라고 할까요.

암튼, 베트남에서 깍두기나 석박지는 무 보다는 콜라비 (이제 더 이상 순무라 하지 말죠)로 만들어보세요.


아아-

넘 더운 날입니다.

이 글 올리고 맥주나 한 잔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