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끄적거림들/유코이야기

09 다시 다른 나라로 간다

by mmgoon 2005. 6. 1.




'삼만원짜리 전화는 삼만원짜리의 소리를 내는군' 


나는 잠을 자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뭐랄까 지금 울리고 있는 저 전화는 일종에 임시인 것이다.

얼마전에 한국에 들어올 때부터 곧 다시 다른 나라로 떠날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또 그렇다고 전화 없이는 여러 가지로 불편하기 때문에 오는 첫날 바로 전화를 신청하고, 

그 길로 추석전이라 몹시 붐비는 이마트에 가서 그러니까 딱 몇 개월만 사용하기 적당한 그렇다고 자주 사용하는 것도 없으니까 기능이라고는 하나도 필요없고, 

외국에 나가 있는 동안 몇 년간 가방 한 쪽에라도 쳐박아 두었다가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완전한 'proven technology'를 사용한 싼 전화기를 골라들었었다. 


뭐 전화의 음질이라든가 작동상태라든가는 별 문제가 없는 녀석이지만, 솔직히 LG Worldphone GS-460이라는 거대한 모델명을 가진 녀석의 문제는 벨소리다. 


녀석이 내는 소리의 종류는 너무나 '평범한' 소리라서 도무지 현실감이 들어먹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녀석이 아무리 울려대도 그 소리는 마치 작은 극단의 연극에서 들리는 '전형적인' 전화기 소리와 같기 때문에 호소력이 적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녀석의 소리 정도가 상중하 삼단계로 이루어 졌는데 도무지 이 세 단계 중에 맘에 드는 단계가 없다는 것이다. 

중과 하는 너무 작고 상은 너무 컸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삼단계를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녀석은 신우전자 주식회사라는 곳에서 2003년 8월에 만들어졌고 LG의 이름으로 팔린다. 


이런 식의 관계는 이런 저런 상상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니까 이런 벨소리도 말하자면 테라우치 가문을 대대로 섬기는 스미토모 가문에서 이번 테라우치 가문의 북방정벌에 스미토모 최고의 무사집단인 적사대를 보냈는데 

막상 전장에 가서는 너무 짠 테라우치 가문의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서 설사로 고생을 하면서 테라우치 무사들에게 무시나 당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의 테라우치가의 보물같은 공주를 지키게 되고... 


이런 식의 복잡한 역사가 있어서 그러니까 그 테라우치 가의 짠 음식 때문에 벨소리가 영 아닐 수 있고, 


아님 좀 더 단순하게 올해 8월 여자친구와 뜨거운 바캉스를 보낼 예정이었던 우리의 신우전자 김대리 앞에 난데없이 부장녀석이 다가와서는 


"뭐라고? 이런 판국에 여름휴가라고? 절/대/ 않돼~~~ 당장 이번 GS-460의 착신음과 음량단계를 설계해놔!!!"


라고 소리를 질렀고, 결국 불쌍한 김대리의 우울한 마음이 (여자도 없고 태양도 보기 싫고...등등) 고스라니 전화기에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아무튼지 이런 복잡하거나 혹은 너무 단순한 이유에서 별로 호소력이 없는 벨소리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음량을 가진 우리집 전화기가 울려대고 있었다. 

결국은 현실을 인정하자는 쪽까지 머리가 돌았고 겨우겨우 잠에서 깨어나서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여보세요" 


샐러리맨의 본능으로 될 수있으면 낮잠을 잤다는 것을 숨기는 톤으로 전화를 받았다. 


"안녕!!! 새벽부터 너무 미안해요. 하지만 너무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구요!!"


시계를 쳐다봤다. 이제 오후 2시 였다. 


"이거봐. 유코 아니 고양이 3호. 여긴 한국이라구. 새벽이 아니지. 그러니까 이젠 너와 똑 같은 시간대에 사는거야" 


얼마전에 유코녀석은 '흥! 제게도 고향이란게 있어요. 난 일본으로 돌아간다구요"라고 말을 하고는 휘익하고 가버렸었다.


"아아. 아니죠. 이젠 더 이상 고양이 3호라는 일은 하지 않는다구요. 유코로 돌아왔다구요. 무심하긴. 뭐... 하지만서도 같은 시간대에 산다는 말은 뭐랄까 로맨틱해서 좋네요" 

"이거봐.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아낸거야? 뭐 내 아파트에는 토끼들 따위는 보이지 않았는데. 그리고 내 전화번호를 보면 한국이란거쯤은 알 수 있잖아" 

"아직까지 한국지부는 없다구요. 뭐. k씨한테 전화걸어 알아봤죠. 그리고 겨우 전화번호 따위로 당신이 한국에 있다는 것을 알아내라는 것은 여자에게 너무한 일이라구요!!!" 


아아 k녀석, 아아 정보부......란 생각이 들었다. 

또 한편으로는 토끼녀석들의 한국지부가 없다는 것을 듣자 안심도 되었다. 

공연히 회사에서 돌아오다가 녀석들에게 다시 투다닥 붙잡혀가지고 별거 아닌 것으로 심문을 받기라도 한다면 다음날은 피로해서 죽으맛일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왜 전화를 했어?" 

"아아, 정말 정말. 중요한 일이라구요" 

"뭔데?" 

"얼마전에 시디들을 샀죠? 그거 복사해줘요" 

"아아, 오늘 도착했어" 

"정말 잘됐어요. 빨랑빨랑 복사해주세요" 

"이거봐. 도데체 내가 시디를 주문한 것은 어떻게 알았지?" 

"으음.... 그거는.... 그러니까... 말하자면.... 정보부에서 새로운 장치를 개발했는데, 어떤 사람이 인터넷으로 뭔가를 주문하면 알 수가 있는 그런 장치에요" 

"아아, 정보부.... 그런데 도데체 왜 그런 장치를 만든거야? 그건 일종에 해킹이라구" 

"몰라요. 사실 안다고 해도 말할 수 없죠. 비록 엄청난 고문을 받는다고 해도" 

"아니 뭐 그런 심각한 정도는 아니고 그래도 내가 시디를 주문했다는 것을 누군가가 알아버린다는 것은 그리 기분좋은 일은 아니거든. 유코 정도는 몰라도" 

"헤헤. 괜찮다구요. 시디 얘기는 저만 몰래 그 기계로 알아낸거니까" 


아아 역시나 토끼들 특히나 정보부의 일이란 정말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하기사 유코 녀석은 신용카드나 뭐 이런게 없으니 인터넷으로 뭔가를 주문한다는게 신기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 어떤 것을 복사해줄까?" 

"아무거나 좋아. 그냥 가지고 있는게 멋질 것 같아서. 게다가 아직 시디플레이어도 없고" 

"무슨 노래인지도 모르고 그냥 가지고 있기만을 원한다는 거야?" 

"그래그래. 멋질 것 같지 않아?" 

"그래도 복사는 불법이거든" 

"정말? 이제 그 시디들은 당신 것이잖아? 게다가 사랑도 받고 있잖아?" 

"아, 뭐 그런 문제는 아니지. 예를 들어 내가 유코가 좋다고 유코를 한 개 더 만들어 놓으면 문제가 되지 않겠어?" 

"어떻게 문제가 될까나?"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그래. 유코가 좋아하는 파스타를 만들어서 이제는 두 사람이니까 반접씨씩 준다. 이러면 문제가 되겠지" 

"아아, 그렇군요" 


유코녀석은 토끼들 치고는 이해가 빠른 편이기 때문에 내 말을 수궁하는 것 같았다. 

덕분에 이 후 한 오분 동안은 그냥 이러저러 사는 얘기를 나누었고 배도 슬슬 고파지는 것 같아서 이제 슬슬 끊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아. 뭐. 그럼... 그런데 한가지만 더요" 

"뭔데?" 

"저번에 사들인 물건들 중에 모모베이라는게 도데체 뭐에요?" 

"아아 그거는 외장하드케이스라고." 

"아 뭐 복숭아와 관계된 것 같았는데 그런건 아닌가봐요? 그렇군요.... 그럼 그걸 가지고 뭐를 할건가요?" 

"아, 뭐, 지금도 잘쓰고 있다구. 내 자료를 저장하거나, 음악이나 그림들도 넣어두고, 내가 쓴 글도 넣고, 일기도 넣어두고 등등 그런거지." 

"하아, 신기해. 보통 하드디스크는 딱딱하고 게다가 컴퓨터속에 속속 숨어있어서 꺼내기도 힘든데..." 


녀석이 언젠가 우리집에 있는 동안 내 하드를 꺼내봤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신기해요. 그럼 그 모모군을 얼마동안 빌릴 수 있을까요?" 

"아아 모모베이는 좀 그래" 

"왜요?" 

"그러니까 말이야.... (녀석에게 빌려줬다가는 당장 고장날께 분명하니까) 이건 일종에 개인적인 것이라서. 안에 개인적인 글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들어있고" 

"그게 무슨 상관이죠?" 

"뭐랄까 사람들은 자기의 개인적인 부분이 들키는 것을 싫어하거든" 

"예를 들면 일기장을 훔쳐보는 거?" 

"그렇지" (녀석이 언젠가 내 일기장을 훔쳐봤다는 확신도 역시 들기 시작했다) 


"그 말은 당신의 개인적인 부분이 나와의 관계보다도 소중하다는 그런 말이거죠?" 

"아니 뭐...." 

"그런 당신의 태도가 만들어낸 수 많은 오해들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보셨나요?"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뭐..." 

"요사이 이상한 책을 읽고 있어?" 

"이상한 책이 아니라구요. 하이틴 로맨스라구요" 

"음음 아무튼-" 


더 이상 녀석이랑 얘기 나누는 게 귀찮아진 나는 대충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사실 나는 며칠 후에 베트남으로 날아가고 또 거기서 몇 년인가를 지내야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았다. 

뭐 늦잠자는 것은 시차 때문이고... (믿어주세요)


잠이 달아난 나는 노트북을 꺼내서 하드를 분리했다. 

그리고는 모모베이(모모군이라고 부른다)에 있는 하드와 바꿔달았다. 그러니까 노트북에 원래하드는 잠깐 모모군에게 붙여두었고 실제로 내가 새로산 하드가 노트북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토끼들을 속일 수도 있고 (왠일인지만 토끼들이 나를 알아가는게 싫다) 하드에 있는 자료를 옮기는 수고도 덜 수 있다. 


작업이 다 끝날 무렵에 친구녀석들한테 전화가 왔고, 대충 옷을 떨쳐입고 나가서 밤늦도록 진탕 마셔댔다. 

뭐 이게 거의 4일 연속으로 마셔댄 것이고 게다가 엄청나게 마셨기 때문에 친구녀석들에게 


"한국엔 토끼 정보부는 없다구~" 


등등의 헷소리도 해댔던 것 같다. 


겨우 정신을 차려보니 집은 정신없이 헝크러져 있고, 머리와 속은 장난이 아니다. 

아이고 오늘 저녁 출발인데 짐도 싸지 않은 것이다.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회사에 나가서 인사를 하고 몇몇 필요한 물품을 쇼핑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대충 짐을 꾸리고 나서 모모베이를 들고 일단을 편의점에 가서 사발면을 하나 먹고 피씨방으로 갔다. 홈페이지를 백업받지 않은 것을 기억한 것이다. 

한국에서라면야 빠른 작업이지만 외국가면 이게 장난이 아닌 것이다. 


"저, 휴대용 하드 좀 연결해도 되냐요?" 

"그러세요. 이쪽 36번에서..." 

"네 감사" 


USB 케이블을 연결하자 불이 들어왔다. 

그런데 색이 평소의 주황색이 아니라 붉은 색이 나오는 것이었다. 

게다가 컴퓨터는 인식을 하지 못한다. 


"엥? 이게 왜 이러지?" 

"왜그러시져 손님?" 

"휴대용 하드가 인식이 안돼네요" 

"그래요? 그럼 이쪽에서 함 해보세요" 

그렇지만 모모군은 어디에서도 인식이 되질 않았다. 

"이상하네. 어제까지도 잘 됐는데" 

"글쎄요. 저희쪽 피씨들은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으니까 아마도 모모군쪽이...." 

"아, 이거 회로쪽이 나간 것 같은데 고칠 시간이 없네. 큰일인걸" 

"그거 큰 일 이군요. 아무래도 모모군은 무뚝뚝한 편이라고 알려지고 있읍니다만...." 

"게다가 이 부분에는 토끼털 같은게..." 

"그럴리가요? 지금은 겨울이라서 다른 복장을 사용하고 있는데"


솔직히 새로운 나라까지 가면서 토끼들의 신세를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토끼 녀석들과의 관계를 계속하고 싶지는 않았다. 

딴은 유코가 귀엽기는 하지만서도 녀석들은 참으로 성가신 존재들이고 유코도 딴은 나의 삶을 번잡하게 하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당장 4시간 뒤면 비행기를 타야하고 휴대용 하드에는 정말로 잃어버리면 안돼는 자료가 가득했다. 

게다가 이미 시간은 늦어서 지금 가서 AS를 받는 것도 불가능 했다. 짜증이 몰려왔다. 

새로 산 전화기의 벨소리도 그렇고 모모군도 그렇고 뭐 하나 맘에 들게 움직이는 게 없었기 때문에 마음에 짜증이 가득한 상태로 

약간은 무례하지만 턱턱 피씨방 한쪽구석으로 걸어가서 문을 벌컥 열었다. 


"안녕~" 

"안녕~ 저번에 전화로 한국에는 지부가 없다면서?" 

"그럼요. 지부가 없어요. 한국은 물가가 비싼편이니까 이런식으로 피씨방을 운영한다고요" 

"뭐, 이쪽 물가가 높은 것은 알지만.... 암튼 모모군이 왜 이렇게 된거지?" 

"아아 모모군요. 그 일이라면 뭐 저도 기분이 별로라구요" 

"아아 유코야 기분이 별로인건 알겠지만서도 지금 나는 급하다구" 

"흥~ 모모군은 내가 몇번이고 몇번이고 '안녕?' 이라고 했는데도 대답도 안했어요!!" 

"안녕?" 

"그래요 게다가 다른 아이들처럼 뽁뽁 누를 수 있는 숫자판도 없고요!!" 

"숫자판? 모모군은 외장 하드디스크야. 당연히 숫자판이 없지" 

"그럴리가!! 그럼 얘들은 뭔데요?" 

"아아, 그건 휴대폰이자나. 모모군은 휴대폰이 아니니까 뽁뽁 누르는 숫자판도 없고 아무리 '안녕'

이라고 해도 대답하지는 않는거라구" 

"으음.... 하지만 이름이 귀여워서 뭔가는 말할까 생각했는데" 


여기까지 오자 왜 내 외장하드인 모모군이 작동을 안하는지 알 것 같았다. 

유코녀석이 나 몰래 모모군을 훔쳐가지고 '안녕?'이라든가 '왜 아무말이 없어!' 라든가 하는 식으로 가지고 놀다가 

'에잇! 뭐야! 삐졌어!' 등등의 외치면서 모모군은 툭툭 치고 던지고 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뭐 수 많은 유코의 장난을 경험한 나지만 이제는 정말 떠나야하는 김대리인 현실이 나를 화나게 만들었다.


"아아, 이번엔 정말로 참을 수 없다구!! 내 하드를 어쩔거야!!" 

"앙~ 무서운 얼굴 하지말라구요" 

"이건 정말 큰일이라구. 암튼 적정한 보상이 없다면 여기가 토끼들 한국지부인걸 인터넷에 내버릴거야!!!" 


내가 화가난 소리를 질러대자 약 20초후에 익숙한 얼굴의 이제는 승진해서 지부장대우가 된 토끼녀석 한 마리가 나와서 손바닥을 슬슬 문질러대면서 

반은 사무적이고 반은 당황한 얼굴로 이런저런 방안을 얘기했다. 


그 이후 나는 녀석들이 마련해준 자동차편으로 인천공항까지 편하게 갔고 뭐 녀석들은 "허억~ 톨비가~ 주차비가~" 등등을 외쳤고 

무사히 도착을 해서 짐도 풀고 여유도 가질 수가 있었다. 




오늘도 여느때처럼 아침에 출근해서 회의를 마쳤다. 


"자 그럼 광역지화학도는 김대리가 준비를 해줘" 

"네 알겠습니다" 


자리로 돌아와서 컴퓨터를 켜고 외장하드에게 한 마디를한다. 


"자 유코, 모모군이랑 그만 장난치고 광역지화학도를 찾아줘" 

"광역지화학도?" 

"그래 광/역/지/화/학/도/" 

"아아 재미없는 이름이군요. 그나저나 저 야한 언니들 그림은 왜 안지워?" 

"시끄러. 빨랑 광역지화학도나 달라구" 

"여기~" 


결국 토끼녀석들이 내게 제시한 방법인 즉슨, 


1. 하드 내용은 살아있는데 모모군의 인터페이스 회로가 나간거다. 

2. 그렇다고 지금 이걸 고치러갈 시간이 없다 

3. 그렇다면 IDE interface語 (이런 말이 있었다 -_-;;;)를 할 줄 아는 유코가 쫓아가서 당분간 모모군과 나 사이를 통역한다. 이런 것이었다. 


뭐, 유코녀석이 모모군이랑 노닥거리면서 내가 모아둔 야한 그림을 오옷오옷 하면서 본다거나 아주 개인적인 이멜을 보면서 히죽거리는 것은 짜증이 나지만서도 

토끼들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결정이고 유코 녀석도 열심히 한다고 해서 (게다가 바쁘고) OK를 했다.


"이거봐요. 이따가 저녁때는 피자를 먹고싶어요" 

"유코야, 외장하드는 저녁따윈 먹지 않아" 

"힝~ 하지만 외장하드에게도 그 딱딱함을 벗어던지고 릴랙스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구요" 

"모모군이 그래?" 

"음, 모모군은 뭐 좀 무뚝뚝하니까 괜찮은 것 같은데, 난 정확히 말하면 100% 외장하드는 아니니까.... 뭐 내 책임은 알지만" 

"그래그래, 오늘은 잘 아는 이태리 식당에나 가자구" 

"이야~" 

"그 대신 지금 작년에 만들어논 개발개념도를 찾아줘" 

"오우케이~ 알았다구요~" 


------------------------------------------------- 

이상, 베트남에 토끼가 살게된 경위였습니다 -_-;;;;


'끄적거림들 > 유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코 이야기는....  (0) 2005.06.01
10 토끼집 파티  (0) 2005.06.01
08 유코는 떠나고 (fiction+nonfiction)  (0) 2005.06.01
07 RSPCA와 크리스마스 2  (0) 2005.06.01
06 RSPCA와 크리스마스 1  (0) 2005.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