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베트남 살적에 왜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베트남어를 공부했었습니다.
비록 이제는 거의 다 잊었지만 (베트남을 떠난지 7년) 페이스북을 통해서 베트남어 선생님과 계속 연락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저도 나름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니지만 울 선생님도 나름 잘 돌아다니시는 관계로 지난 7년간 미국-마이크로네시아-미국-중국-대만을 전전하면서 사셨다죠 (남편이 외교관).
베트남 설인 텟은 우리 설날관 같은 날이지만 베트남사람들에게는 좀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덕분에 왠만한 상점이나 식당은 텟 기간 동안 문을 닫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이러한 텟을 맞이해서 지금 대만에 살고 있는 후엔 새임이 베트남으로 돌아왔습니다.
"오오 안 킴 어이(미스터 킴) 지금 어디에요?"
"네네 호치민입니다요"
"지금 벤쩨(새임 고향)인데 내일 호치민 올라가니까 함봐여"
"그러시져. 새임 편한 시간과 장소를 찍어주세요"
"네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하이랜드 카페에서..."
이렇게 장장 7년만에 후엔 새임을 다시 만나서 수다를 떨었습니다.
"자자 새임 일단 주문을 하시져. 저는 까페 스 다 (아이스 밀크 커피)"
"오오 안 킴 베트남어 아직 하는 군요. 자 이걸 한 번 읽어봐요"
"새임 7년만에 만났는데 꼭 카페 메뉴판을 제가 그것도 옆에 언뉘가 주문 받으러 서 있는데 읽어야 하나요? -_-;;;"
"어허 할 수 있자나요. 자 이걸 읽어보세요"
"까페 닥 산 ...."
"잘 했어요. 자 그럼 이거랑 안 킴 까페 스 다를 주문해봐봐여"
"엠어이 쪼 까페 스 다 바 ...."
"아아 역시 안 킴은 성조발음에 문제가 있다구요"
"아아아 새임 지난 7년간 베트남어를 사용할 일이 없어서 그래염"
"아네요. 안 킴은 베트남어 공부할 적에도 열심히 하지 않아 이쪽에 계속 약했다구요"
결국 이런 식으로 저녁을 먹으러 가서도 실전 베트남어 수업이 이어졌고 (참고로 그 식당은 영어 완전 잘 통하는 곳이었다죠) 헤어지면서
"아아, 빨리 베트남에 적응하려면 베트남어 능력을 원위치 시켜야할텐데 말이죠"
"네네 새임 제가 알아서 이전 기억을 되살려보겠습니다"
"내가 옙 새임한테 연락을 넣어볼께요"
"아녀요 새임. 제가 정리되는대로 옙 새임에게 연락드리겠습니다 (마음속: 엉엉- 일하는데 영어만 쓴다구요. 게다가 옙 새임이라니 더더욱 안되여)"
"그래여? 암튼 다음에 봤을 때 이거보다는 더 잘해야져"
"네네 새임"
대학때 지구과학 선생님이 되는 수업을 듣다가 (교육학 개론이었나?) F를 맞은 이후로 선생님이 되는 꿈을 접었는데 (강제로 접혀졌다는 겁니다. 네)
선생님들은 뭐랄까 geologist만큼의 특색이 있는 것 같다.
주제는 '한 번 선생님은 영원한 선생님' 뭐 이 정도. 왠지 해병대 아저씨들이 생각나는 것은 뭔가.
페북에다가 신나게 베트남 사진 올려서 후엔 새임 중국에서 고향을 그리면 눈물짓게 해야지. 후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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