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사람들한테
"뭐 이제 나도 활주로에 서있으니까"
하는 말을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3년 넘게 베트남에 있었고, 얼추 일이 다 정리되어가고 있고 (실제로는 엄청난 양의 일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건... 아무도 모른다. 훗- 숨기고 있다),
또 도데체 김과장이 어떤 인간인지를 아는 본사의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 내가 어떤 인간인지 혹은 뭘 하는 지 잘 모를 한 대리 정도가 아무 생각 없이
'으음. 이 인간 나간지 3년이 넘었으니까 규정대로...'
하는 식의 인사를 하면 정든 이곳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고 돌아보니까 주변에 날개짓들을 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오늘 같이 골프친 ㅅ사 ㅈ녀석도 다음달에 말레지아로 가고
ㅇ아저씨도 다음주면 호주로 돌아가 버리고
옥이도 애 나러 갔고
ㅌ녀석도 자리를 옮겼고
다른 ㅌ 녀석도 떠났고
울 회사도 그 동안 장난치며 놀던 베트남 인간들도 자리를 옮겼거나 옮길 예정이다.
얼추 다음 달 말이면 시추쟁이들도 다 떠날 것이다.
주변에 있는 인간들이 순간 모두 날개를 단 것 처럼 퍼덕이더니 휙휙 저 하늘로 날아가면서 내게 "어이, 뭐해?" 하는 말을 하는 것 같다.
덕분에 노트북이나 하나 살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버렸다.
왜일까나...
아직은 내 날개 밑에 부는 바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내일은 일요일. 부디 조용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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