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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착한일은 할만하다




그게 벌써 작년일이다.

막판까지 몰렸다가 겨우 석유찾은 다음에 잘난척하면서 간만에 할 일이 얼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직업특성상 석유만 찾으면 그간의 모든 악행이 용서가 된다 -_-;;)


정말 하루에 3-4시간씩 밖에 못자고 산게 어언 4개월이라서 


'오냐 간만에 노는 시간을 철저히 즐겨주마'


하는 마음으로 회사일도 거의 하지 않고 빈둥대고 있었는데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부장님이 난데없이


"이거봐 김과장. 이번에 우리 프로젝트 컨소시엄사 신입사원들 현장 교육을 당신이 한 번 맡아봐" 하시길래

"시러염. 누가 자기 장사밑천을 남한테 알려줘요" 했지만

"김과장 그렇게 핑핑 놀면서 이거라도 안맡으면 아에 귀국조치 시킬껴" 하시길래

"넹" 하고 교육을 맡았다.


학생들이라고 나타났더니 이건 뭐 너무나 신세대 들에다가 (본인들은 구세대라고 빡빡 우겼지만서도) 현장 경험이라고는 전혀 없지, 

술도 잘 못마시지, 노래라고는 접대와 전혀 상관없는 것들만 부르지 등등의 조건이었다.


그래도 간만에 왠일인지 열심의 마음이 들어서 

애들 데리고 현장에서 처절하게 굴려대고 (35도 더위에 콘크리트 바닥에서 3시간동안 뺑이 치더니 거의 죽었다) 

밤이면 


"요사인 술 잘 안마셔요" 


등등의 재수없는 말들을 하던 애들을 데리고 80년대에나 있음직한 맥주 몇짝식 마시기, 밤새 마시고 바로 출근하기 등등의 공력을 선사했었다.


그렇게 가르치고 각사로 돌려보냈었는데 (간만에 좋은 일을 했던 것이다) 이번에 녀석들이 컨소시엄 회의에 각 회사 대표로 변신을 해서 오는 것이다.

몇몇 껄끄러운 문제가 있었는데 녀석들 감휘 선생님한테 개기지는 못할테니까 하는 생각을 하자 갑자기 날씨가 환해진다.


결론은...

흠흠 가끔은 좋은일을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후후... 녀석들 오면 신나게 놀아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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