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주부습진에 걸리다

이 비슷한 것을 기대했었다




며칠전부터 손에 있는 피부가 벗겨지고 있다.

아무래 쳐다봐도 영락없는 '주부습진'이다.


이상한 것은 늉사마가 있어서 집안일이라고는 주말에 취미로 요리하는 정도고 빨래도 하지 않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주부습진'이 걸릴 수 있냐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주부습진은 예상보다 심각해서 남들이 보기에 별로인 수준까지 이르고 말았다.


그래서 병원에 가려고 생각하니까...

주부습진이 영어로 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도 않고,

게다가 그 수다쟁이 간호사에게 


'주부습진으로 왔는데...' 


했다가는 그 병원에 출입하는 수 많은 주재원들 한테 


"내가 아는 어떤 남자가 주부습진에 걸려서...." 


하는 식으로 떠들어 댈 것이 분명해서 결국 포기를 했다. (소심형 인간)



결국 어저께,


"옥아- 연고 좀 사다줘"

"왜염?"

"이거바바"

"허억- 이건 가정주부들이 거릴는..."

"그래 그니까 연고 좀 사다줘"

"이런 훌륭한 남성이 있다니, 이따가 우리 만군 만나서 손을 보이라구요!! 그넘도 현실을 알아야돼"

"시끄러. 암튼 연고 좀 사와"


했었다.


결국 오늘 아침에 옥이가


"자자, 이거 이거" 하면서 꼭 안약같은 것을 내민다.

"이게 뭐야?" 

"주부습진 약이져."

"그래?"

"아아 이거 좋은 거래요 약사가 그러는데. 그러니까 주 성분이 '파이톤 그리스"에요"

"파이톤 그리스?"

"그 왜 길고 징그런 거. 큰 스네이크..."

"허억- 뱀 기름이야?"

"오오 주부습진에 짱입니다요. 그니까 하루 두번씩 발라주시고 집안일 멀리 하시고"

"집안일 때문이 아니라니까~~"


암튼, 손에다가 뱀기름을 잔뜩 바르고 시작하는 아침입니다.

주부습진용 뱀기름이라... 한국으로 수출이나 해볼까나...



'사는 이야기 > 사이공데일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값이 올랐다.  (0) 2006.06.01
요사이  (0) 2006.05.31
벅차다  (0) 2006.05.08
착한일은 할만하다  (2) 2006.04.20
프랑스 요리 대작전  (0) 2006.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