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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사이공/호치민 이야기

호치민에 있는 한국식 정자 평화정 (Đình Hòa Bình)

평화정의 모습

 

 

베트남 호치민시 5군 화빈공원(콩비엔화빈, Công viên Hòa Bình) 공원에는 초록색의 정자가 하나 있습니다.
예전 호치민 살적에 교회 가는 길에 가끔 보이던 정자인데, 왠지 친숙한 모양인데 짙은 초록색이 이상한 느낌을 주는 녀석이었죠.

 

 

Đình Hòa Bình 평화정 Pyeonghwajeong · QM6F+7F3, Phường 9, Quận 5, Thành phố Hồ Chí Minh, 베트남

★★★★★ · 역사적 명소

www.google.com

 

 

참고로 화빈공원은 흥부옹(Hùng Vương), 수반한(Sư Vạn Hạnh), 응웬찌탄(Nguyễn Chí Thanh) 세개의 거리가 만나는 삼각형 공원으로 베트남의 차이나 타운이라는 초론(Chợ Lớn)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 녹색의 정자는 우리나라와 연관이 있습니다.
이름은 공원의 이름과 같은 딘화빈(Đình Hòa Bình) 즉 우리말로 하자면 평화정(平和亭)이고, 한국의 전통 건축 양식을 본떠서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원래 베트남과 한국의 수교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비로 세워졌다고 합니다.

이 평화정은 한국의 승려이자 예술가인 이만봉이라는 사람이 다른 5명의 협력자들과 함께 설계를 했다고 합니다.
1972년 2월 8일에 (베트남 통일 이전이죠) 착공되어 1972년 7월 27에 완공되었습니다.

 

이분이 이만봉 스님

 

 

 

원래 이 공원의 이름은 인근 거리 이름인 흥부옹(Hùng Vương) 공원이었다가 평화정이 생기면서 화빈공원 (콩비엔화빈, Công viên Hòa Bình)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딘화빈(Đình Hòa Bình, 평화정)은 우리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팔각정의 모습입니다.
북악 스카이웨이나 남산에 있는 팔각정과 유사합니다.

 

 

 

현재는 녹색 페인트로 칠해져서 특색이 많이 사라졌지만, 1972년 당시에 촬영된 사진을 보면 처음에는 단청 문양과 한국식 이름인 평화정이 새겨진 현판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글로 새겨진 평화정이라는 현판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지금은 이 현판은 사라진 상태입니다. 

 

1972년 평화정 모습. 단청과 현판이 있습니다.

 

 

1973년 공원을 촬영한 사진에는 분수대, 공원 이름 표지판 등 공사가 시작될 당시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2017년에 리노베이션이 있었고, 정자를 제외한 다른 주변 시설들이 제거되었습니다.

 

1973년 사진. 정자와 분수 등의 시설물들이 보입니다.



지금은 소소한 동네 공원에 정자로 남았지만, 평화정은 베트남 통일 이전 남베트남과 우리나라의 관계를 보여주는 랜드마크인 셈입니다.
이제는 통일 베트남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상황에서 녀석은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참고로 뭐 굳이 찾아가서 볼 만큼 아름답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역시나 교회 가던 길에 왠지 친숙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던 녀석은 우리나라와 관계가 있네요.

 

2022년 공원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