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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사이공/음식

꽃이 들어가는 베트남 음식들

by mmgoon 2023. 11. 11.



베트남 음식에는 이런저런 꽃들이 많이 사용됩니다. 
그러니까 꽃을 채소나 허브처럼 사용하는 것이죠.
식용 꽃을 장식용으로 사용하거나 샐러드와 수프에 섞어 풍미와 질감, 색을 더하고 말려서 차를 만들거나 요리의 주재료로 요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꽃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식재료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꽃들을 살펴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이름을 찾지 못한 녀석들은 베트남말로 그냥 적었습니다 (무책임). 
혹시나 아시는 분들을 알려주세요. 

 

 

1. 바나나꽃 (화 쭈오이, hoa chuối)
2. 호박꽃 (봉 비, bông bí)
3. 수세미꽃 (봉 무옵, bông mướp)
4. 야래향꽃 (봉 티엔 리, bông thiên lý)
5. 봉 디엔 디엔 (bông điên điển)
6. 로젤 히비스커스 (화 붑 지암, hoa bụp giấm)
7. 봉 소 두아 (bông so đũa)
8. 연꽃 (봉 센, bông sen)
9. 수련 (봉 숭, bông súng)

 

 


1. 바나나꽃 (화 쭈오이, hoa chuối)

 

 

베트남에서는 바나나는 열매뿐만 아니라 꽃도 식재료로 사용됩니다.

 

이전 바나나의 종류 포스팅에서 밝혔듯이 베트남에는 다양한 바나나들이 있습니다.
이 중에 꽃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추오이 쑤(chuối Sứ)/ 추오이 씨엠(chuối Xiêm)과 추오이 홋(chuối hột) 두 종류 뿐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과일로 먹는 녀석들이 아닙니다.
다른 종류 바나나 꽃들은 쓴맛이나 매운맛이 난다고 합니다. 

위의 2 종류 바나나의 꽃은 부드럽고 촉촉한 맛과 바삭한 식감을 제공합니다.

 

일반적으로 바나나 꽃은 얇게 채를 썰어서 국수에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외에도 베트남식 치킨 샐러드인 조이가(gỏi gà)에 들어가서 식감을 제공하기도 하고, 모닝글로리(라오 무엉, rau muống), 라오늇(rau nhút) 등과 같은 다른 야채들과 함께 새콤달콤한 국인 깐쭈아(canh chua)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메콩강식 생선국수인 분까(bún cá)에 올라간 바나나 꽃

 

 

 


2. 호박꽃 (봉 비, bông bí)

 

우리나라는 거의 먹지 않지만 의외로 호박꽃을 먹는 나라들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 가시면 호박꽃 안에 치즈를 넣어 튀긴 요리를 와인과 즐길 수 있죠.
호박꽃 자체의 맛은 거의 없지만 줄기가 단맛과 아삭한 식감을 줍니다.

베트남도 호박꽃을 식용으로 사용하는데 제일 유명한 요리는 봉 비 싸오 또이 (bông bí xào tỏi) 즉 호박꽃 마늘볶음입니다.

이외에도 다진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호박꽃 수프인 깐 봉 비 너우 띳 밤(canh bông bí nấu thịt bằm)도 호박꽃을 이용한 요리입니다.

 

봉 비 싸오 또이 (bông bí xào tỏi)

 

 

 

 

3. 수세미꽃 (봉 무옵, bông mướp)

 

 

 

이 부분을 먹는 것이죠

 


베트남 수세미인 무옵의 꽃인 봉 모옵(bông mướp)은 노란색 꽃과 함께 꽃봉오리도 함께 요리에 사용됩니다.

호박꽃처럼 마늘볶음인 봉 무옵 싸오 또이(bông mướp xào tỏi)를 만들면 호박꽃보다 약간 쌉쌀한 맛이 납니다.

이외에도 소고기 볶음인 봉 무옵 싸오 띳 보(bông mướp xào thịt bò), 새우를 같이 넣고 끓인 스푸인 깐 봉 무옵 너우 똠(canh bông mướp nấu tôm)도 있습니다. 

 

 

 

4. 야래향꽃 (봉 티엔 리, bông thiên lý)

 

 

 

원래 야래향은 베트남 북부에서 주로 재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어 이름이 통킨 재스민(Tonkin Jasmin)이라고 하죠.

그러나 이제는 베트남 남부에서도 재배되고, 수퍼나 식당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식재료인데, 약간 단가가 있지만 향긋한 꽃향과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요리는 소고기와 마늘이 들어간 볶음인 봉 티엔 리 싸오 띳 보 (bông thiên lý xào thịt bò)입니다. 

네네,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죠. 꽃을 마지막에 넣어 살짝 익히기 때문에 아삭한 느낌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남부지방에서는 이 꽃과 까후(cá hú)라는 생선을 이용해서 깐쭈아(canh chua, 베트남식 새콤한 국)를 만듭니다.

 

 

야래향꽃 마늘 볶음인 봉 티엔 리 싸오 또이 (bông thiên lý xào tỏi)

 

 

메기과 생선인 까후 (cá hú)

 

 

 


5. 봉 디엔 디엔 (bông điên điển)

 

이 녀석이 봉 디엔 디엔(bông điên điển)

 

 

봉디엔디엔은 메콩 삼각주 유역에서 많이 먹습니다.
메콩강에 물이 불어나는 8~11월은 소위 물에 뜬 계절이라고 불리는데, 이 시기에 수로에서 까린(cá linh)이라고 불리는 잉어과의 작은 물고기들이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봉디엔디엔과 까린을 이용하여 생선전골인 러우 까 린 봉 디엔디엔(lẩu cá linh bông điên điển)을 만듭니다.

꽃은 매우 부드러운 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으며, 강렬한 노란 색이 수프에 생동감을 주고 눈을 사로잡습니다.

 

 

러우 까 린 봉 디엔디엔(lẩu cá linh bông điên điển)


 

 

 

6. 로젤 히비스커스 (화 붑 지암, hoa bụp giấm)

 

이 녀석이 화 붑 지암 (hoa bụp giấm)

 

 

이 붉은 색 꽃으로도 깐쭈아(canh chua) 그러니까 새콤달콤한 베트남식 국을 만든다고 합니다.
보통 신 맛을 타마린드나 토마토로 내는데 특별히 이 꽃으로 만들면 특별한 맛이 난다고 합니다.
붉은 색이어서 입맛을 도우기도 하고요.

 

 

이 열매가 건강에 좋은 관계로 요사이는 콤부차나 다른 음료를 만들기도 합니다.

 

 

 

 


7. 봉 소 두아 (bông so đũa)

 

 

 

초승달 모양의 아름다운 흰색 꽃인 봉 소 두아 (bông so đũa)는 베트남 메콩 삼각주 지역에서 식재료로 사용되는데, 주로 깐쭈아(canh chua)를 만들 때 사용된다고 합니다.
호치민에서 파는 깐쭈아들과 달리 메콩강 지역에서는 꽃이 많이 들어가네요.

 

 

 

 


8. 연꽃 (봉 센, bông sen)

 

 

 

연꽃은 베트남을 상징하는 꽃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아니지만 연꽃은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베트남의 국화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종종 불교와 연관된 연꽃은 과거 베트남 문학에서 연꽃이 진흙 속에서 얼룩 없이 피어나는 연꽃처럼 베트남 국민, 특히 농부들의 회복력과 순수성을 묘사하는 은유로 등장합니다.

베트남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연꽃은 관상용, 의료용 목적과 함께 요리용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연근(오센, ngó sen), 연꽃대(꾸센, củ sen), 연밥(핫센, hạt sen) 들이 주로 요리에 사용됩니다. 
연꽃을 이용해서 샐러드(조이센, gỏi sen)이나 디저트인 쩨(chè)를 만듭니다. 연꽃잎을 튀김옷을 입혀 튀겨 먹기도 합니다.
음식 재료로 사용되는 이외에도 연꽃차(짜센, trà sen)을 만들어서 마십니다. 연꽃차는 혈액순환을 개선한다고 하네요.

 

연꽃 샐러드인 조이센 (gỏi sen)

 

 

 


9. 수련 (봉 숭, bông súng)

 

 

 

베트남에는 연꽃만큼 수련도 많습니다.
수련은 분홍, 보라, 흰색, 파란색, 노란색, 붉은색까지 다양한 색상이 있어서 연꽃보다 꽃이 작지만 화려한 느낌을 줍니다.

수련은 줄기인 꽁봉숭(cọng bông súng)만을 먹습니다.
수련 줄기는 분홍빛이 도는 보라색을 띠는데, 역시나 메콩 삼각주 지방에서 자주 사용되는 식재료입니다.
수련 줄기는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생선국수들인 분까(bún cá), 분맘(bún mắm), 생선국인 깐쭈아(canh chua), 전골인 러우맘(lẩu mắm) 등과 같이 국물이 있는 요리에 주로 들어갑니다.

 

수련대가 들어간 깐쭈아 봉숭 (Canh chua bông súng)

 



으음, 적다가 보니 남쪽 음식이 많네요. 제가 살던 근처였기 때문일 겁니다.

으음 메콩강 삼각주 느긋한 풍경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