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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고양이와 브로컬리

by mmgoon 2021. 4. 25.

 

아침에 교회엘 가려고 차에 올라서 시동을 걸었습니다.

네, 내 차와 일주일만에 만남을 가진 것입니다.

 

그런데,

뭔가 차에서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한 번도 맡아본적이 없는 그런 냄새입니다.

도데체 일주일 동안 꼼짝을 하지 않은 차에서 어떻게 이런 냄새가 날 수 있단 말입니까.

 

일단,

주차장에 어슬렁 거리는 고양이 녀석이 의심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아, 이 차는 왠만해선 움직이지 않으니 일종의 놀이터로 사용을 해야겠구만'

 

하면서, 빈둥대기도 하고 뭔가 먹을 것을 가져다가 안전하게 먹기도 하고, 밖으로 나가기 귀찮으니 쉬야도 하고 이런 일들을 일주일 동안 하다보니 이런 이상야릇한 냄새가 차안에 쌓였다는 그런 이론이죠.

 

차에서 껌을 꺼내서 우물거리다가 문득 2번째 가설에 도달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주에 장을 봤었는데, 내가 100% 집으로 가지고 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트렁크를 열어봤더니, 아주 찾기가 어려운 곳에 (네네 자기 합리화죠 -_-;;;;) 브로컬리 하나가 비닐 포장속에서 노란 색으로 변질되고 있더군요.

어쩐지 지난 주에 야채 볶음을 하려는데 브로컬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고양이 녀석은 제 잘못된 의심을 받아서 아마도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수 있었고,

브로컬리는 나름 일주일 동안 어두운 트렁크에서 우울한 날들을 보낸 것입니다.

 

그렇게 브로컬리와 고양이에게 나름 미안한 일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주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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