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S Town Daily

아 그러니까 오늘 같이 우울한 날은

by mmgoon 2020. 10. 2.




앞쪽에다 '가을 채비를 했다' 뭐 이런 식으로 포스팅을 올렸지만 아침에 일어나보니 뭔가 구름이 낀 그런 날이었습니다.

어찌어찌 오늘은 일찍 일어난 관계로 (어제 9시에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이겠지 -_-;;;) 커피를 내리고 아침으로 카야 토스트를 먹었습니다.

청소기를 돌리고 쓰레기들을 버리고 유튜브를 보다가 점심으로 사이공식 볶음국수를 해먹었습니다.

하늘은 더욱 흐려지고 있었고 스믈스믈 추운 느낌이 올라옵니다.

차라도 마실까 하다가 연휴라는 생각을 하고는 바로 침대로 가서 낮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일어났더니 주변이 컴컴합니다.


'뭐야 도데체 낮잠을 얼마나 잔거야?'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약간의 후회도 했죠 -_-a) 시계를 봤더니 1시반입니다.


문득 이런 느낌을 주는 화면과 온도와 우울한 마음이 떠올랐습니다.

네네, 그렇습니다.

오래 전에 살았던 영국 런던 근교에서 만났던 가을 날이 딱 이러했었죠.

그러니까 우울증에 빠지기 가장 좋은 상황인 것이죠.

점점 동남아풍으로 바뀌어가던 우리나라 날씨가 오늘은 갑자기 유럽풍이 된 것인가요.


머엉하고 간만에 느끼는 우울한 화면을 쳐다보다가 이런 기분이 지속되면 생겨났던 폐해를 떠올리고는 (영국 교육의 힘이라고 불러주세요) 차를 몰고 나갔습니다.

쇼핑몰에서 옷도 보고 마트에 가서 특가상품으로 나온 동태를 사서 집으로 왔습니다.

오늘 저녁용으로 동태를 다듬고, 사온 물건들을 정리하고, 바나나를 하나 들고 소파에 앉아 창 밖을 보니 네네 다시 한국의 가을입니다.


마치 간만에 영국 학교에서 동창회 한다고 이메일이라도 받은 것 처럼 훅 하고 영국이 눈 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진 그런 느낌입니다.

네네 우울이 슬쩍 발을 들였다가 나갔네요.

오늘 저녁에는 소주에 동태탕이나 먹어줘야겠습니다.




'사는 이야기 > S Town Da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시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4) 2020.10.17
어쩌면 정교한 내 미각  (0) 2020.10.07
가을 채비  (0) 2020.10.02
그 동안 긴장을 했었나보다  (2) 2020.09.30
멀티 태스킹의 이번 주  (0) 2020.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