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아바는 베트남 말로 오이 (정확히는 짜이 오이 trái ổi)라고 불립니다.
베트남에서 흔히 보이는 과일로 이런저런 종류가 많지만 (핑크색도 있어요) 구아바는 그리 비싼 과일은 아닙니다.
길에서 흔히 팔기도 하고, 이전 살던 아파트 1층 수퍼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어서 집에 사다놓고 우물거리던 녀석이었습니다.

추석 연휴를 맞이해서 집에서 빈둥대고 있다가 (네네 이게 연휴의 맛이죠) 아이패드를 뒤적거리고 있는 중에 광고가 하나 나옵니다.
'짜잔 구아바를 팝니다요'
도데체 어떻게 베트남에서 이 녀석을 보낸다는 거지?
가격도 별로 안하는 녀석인데 이걸로 돈이 된다고?
하는 마음으로 자세히 봤더니 녀석은 놀랍게도 '완도산'입니다.
으음.....
그렇게 우리나라 완도의 한 구석에서는 내가 베트남 길거리에서 우물거리고 다니던 그 과일을 기르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베트남에서 돌아온 그 수 년 동안 '구아바 따윈 없어' 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고요.
이래서 스스로에게 한계를 만들면 암 것도 안되는 것이네요. 응?
냉큼 주문을 했고, 오늘 영화를 보고 집으로 오니 완도산 구아바 녀석들이 도착을 해있습니다.
썰어서 입에 넣으니 그 예의 푸릇한 구아바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음식에 대한 기억이 무서운 것으로 머엉하고 앉아서 우물거리면서 조용하게 시간이 흐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구의 기온은 늘상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지금은 오르는 추세인 것 같고 그 덕분에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에서 베트남 호치민시 1군의 아파트 느낌이 났습니다.
온난화의 순기능인 건가요. 으응? (환경론자들이 싫어할 수도 있겠군요)
이번 추석은 구아바의 향기를 맡으면서 끝나가고 있습니다.
'사는 이야기 > S Town Da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루가 없어진 말 (0) | 2025.10.19 |
|---|---|
| 베트남 항공에서 받은 편지 (0) | 2025.10.14 |
| 긴 휴가의 중간 (2) | 2025.10.07 |
| 토끼들의 휴일 (0) | 2025.10.02 |
| 컴퓨터를 하나 사다 (0) | 2025.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