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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막내의 배려

 

 

“막내야, 회식장소 하나 잡아바바”
“어디로 잡아여?”
“아아 10명의 남자들만으로 구성된 우리 팀의 회식장소에서 바라는 바가 무엇이겠어?”

라고 늘 주문(?)을 하지만 우리 팀의 막내 녀석은 예의 그 캐릭터를 살려서 뭐랄까 

난생 처음 보는 분위기라든가, 

양은 적으면서 비쌀 것 같은 분위기라든가, 

왠지 소맥을 먹어서는 안될 것 같은 

그런 분위기의 회식장소들을 매번 잡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또 뭔가 기념할 핑계가 생겨서 막내를 또 불렀죠.

“막내이 이번에 이래저래 해서 술을 마셔야 하니 회식장소 잡아봐봐”
“넹”

하고나서는 얼마간 잊고 지내는데 메일이 옵니다.

“자자, 이번에 회식장소는 ㅇㅇ입니다. 다들 즐건 시간 보내시고여 참고로 저는 그 날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못갑니다요”

본인이 회식장소를 준비하고 정작 못가는 것 같아서 무신 일이 있냐고 물어봤으나 녀석은 쉬쉬식 얼버무립니다. 
아아 21세기 팀장의 권위란 ㅠㅠ

그렇게 막내녀석이 빠진 상태로 나머지 팀원들과 회식장소엘 도착했습니다.
응?

도착을 해서 보니 뭐랄까 이번 회식장소는 그러니까 너무나도 평범한, 걍 안주 시켜놓고 소주를 때려먹으면 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늘상 내가 원했지만 갈 수 없었던 그런 종류의 술집이었죠.

이런 이유로 뭐랄까 식당의 질보다는 음주의 분위기를 추구하는 팀원들의 폭주가 시작되었고, 간만에 집단적이며, 공동체적이며, 시끄러운 분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아아 팀장님 앞으로는 이런 분위기를 추구하고 싶어여”
“그 동안 맘 졸이면서 먹고 마셨던 것을 생각하면….”
“자자 잔들 주세요. 이번에 제가 말아드립니다”

등등의 대사들이 나왔습니다.

그런 식으로 1, 2차를 지나 3차까지 전투적인 회식이 이어졌고, 겨어우 집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출근해서 메일을 보고 있는데, 어제 휴가였던 막내 녀석이 출근을 합니다.

“아아 어제는 어떠셨나요?”
“나름 음식도 맛있고 괜찮은 집이였다구”
“아아 그 집은 개성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말입니다. 암튼 다음 번에는 조금 더 괜찮은 곳을 찾아보겠습니다”

아마도 녀석은 자기가 가지 않는다고 대충 회식장소를 찾았던 것 같고,
덕분에 나를 포함한 늙은 직원들은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다만, 다음 번에는 결단코 이런 분위기는 이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으음.
막내가 조금 더 배려를 하지 않은 장소들을 찾았으면 합니다만….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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