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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옆자리에 누군가 앉는다





그러니까 울 회사는 자율좌석이어서 자기가 원하는 자리를 골라서 앉을 수 있다.
이러한 자유가 주어졌으나 매일 자리를 이동하지 않고 한 자리만 고수할 수 있는 것도 자유이기에 게다가 변화를 싫어하는 성격을 고려해서 나는 줄창 한 자리에만 앉고 있다 (나이 때문인가 -_-a).

왠 늙은 팀장 하나가 한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니 뭐랄까 내 자리 주변에는 우리 팀원들이야 물론이고 다른 친구들도 왠만해서는 앉지 않는다.
내 인성의 문제일 수 있겠으나 뭐랄까 생각컨데

‘아아 저 팀장 녀석은 동해가 호수일때부터 저기에 앉아있다구‘

등등의 마음으로 암암리에 이 지역 자리들을 노리지 않는 정서가 되었을 것 같다.


이런식의 생활이 이어지다가 문득 지난 주부터 내 옆자리에 왠 직원 하나가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며칠 정도 있다가 옮기겠지 했는데 녀석은 자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오늘까지도 계속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왠지 정신적으로 내 자리가 좁아진 것 같은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뭐 이건 전적으로 녀석의 자유이니 그런가보다 하고 있는데

뭐랄까 이 친구는 이거저거 물건이 많다.
거의 매일 도착하지만 잽싸게 뜯어보지 않는 택배류들과 
엄청난 양의 간식들과 (매일 바뀐다)
이상한 쿠션들과
마구 엉켜진 노트북, 전선 등등이 
한 눈에 보기에도 내 왼쪽이 케이오스화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내 자리를 침범하지 않는 이상

“아아 케이오스가 싫다고”

할 수도 없으니 그려려니 하고 있는데, 녀석이 자리를 비운 동안 팀장이 지나가면서 인사를 한다.

“아아, 팀장님 안녕하세요”
“아아 안녕하세요”
”앗 이 녀석 여기 앉아있네“
”너네 팀원이야?
“크 이 친구 좀 지저분하져”
“아 뭐 캐릭터인듯”
“도무지 고쳐지지 않는다구여. 아아-정신없으시져”

하면서 지나갔다.

오늘도 아침에 메일을 체크하고 있는데, 녀석은 낑낑거리면서 수 많은 짐들을 가져다가 대충 던져두고 커피 타러 나간다.

으음…
옆자리에 누군가 있게되서 좋다 뭐 이렇게 말을 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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