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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사이공/음식

약간 레벨이 있는 베트남 요리들

생각을 해보니 블로그에 ‘꼭 시도할 베트남 요리’라든지 ‘아주 강력한 베트남 요리’는 소개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이번 포스팅은 뭐랄까 으아아- 정도는 아니지만 살짝 레벨이 있는 요리들 5가지를 소개해 봅니다. 
그러니까 나름 인기는 있지만 살짝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정도의 요리들입니다.
막상 먹어보면 나름 괜찮습니다.

자 시작합니다.

 

 

1. 넴 쭈아 (Nem Chua, 베트남식 발효 돼지고기)

 

 

 

넴쭈아는 외국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하고 많이 먹는 음식입니다.

일종에 발효시킨 소시지 같은 느낌이랄까요.


생돼지고기 중에 살코기에 껍질, 소금, 설탕, 마늘 등을 넣어서 발효시킵니다.
여러 종류의 나뭇잎에 싸서 발표시키는데 이렇게 하면 독특한 향과 부패를 막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 때 사용되는 나뭇잎에는 스타 구스베리 나무(쭘 루옷, chùm ruột), 딸기 구아바(까이 오이 오이 세, cây ổi, ổi sẻ), 클러스터 무화과(숭, sung), 딘랑(đinh lăng), 오리엔탈 산호 나무(봉넴, vông nem) 등이 있다고 합니다. 네네 잘 모르는 녀석들이네요.
이렇게 발효가 되면 젖산 발효로 인한 새콤달콤한 맛과 분홍색, 단단하고 탄력 있는 식감이 생깁니다.
잘 발효가 된 녀석을 잎을 벗기고 그냥 먹으면 됩니다. 

 

 

 

넴쭈아는 베트남의 각 지역마다 다양한 변형이 있다고 합니다. 
수퍼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죠.
넴쭈아만 먹어도 좋지만 약간 기름진 관계로 콜라나 맥주와 함께 먹으면 좋습니다.
네네, 제 맥주 안주 중 하나였죠.

 

 

 

 

2. 쩐 가 사 옷 (Chân gà sả ớt, 레몬그라스와 고추로 양념한 닭발)

 

 

 

베트남도 우리나라와 같이 닭발을 먹습니다.
그 대표적인 요리가 바로 이 쩐 가 사 옷 (Chân gà sả ớt) 이라는 녀석입니다.

레몬그라스와 고추로 양념한 달콤하고 매콤한 닭발 요리로 많은 베트남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주로 맥주와 음료를 파는 집들에서 만드는 요리로 저렴하기도 해서 베트남의 거의 모든 길거리 음식 노점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꽈꼭(quả cóc) 열매

 


삶은 닭발에 얇게 썬 금귤, 레몬그라스, 고추를 섞고 설탕, 소금, 피쉬 소스, 당근과 꽈꼭(quả cóc)이라는 열매 등을 넣은 다음, 2~3일 동안 냉장고에 숙성하면 완성이 됩니다.

 

 

 

 

3. 띠엣 깐 (Tiết canh, 베트남 선지요리)

 

 

 

북부 베트남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진 띠엣 깐 (Tiết canh)은 선지를 부드럽게 굳힌 요리로, 여기에 간과 같은 내장, 구운 땅콩, 레몬, 허브 등을 올려서 먹는 음식입니다.

주로 돼지와 오리의 신선한 피로 만들어집니다.
이외에도 거위, 염소, 게, 랍스터 등의 피로 만든 특별 버전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선지를 먹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큰 문제 없이 드실 수 있는데, 아무래도 생피를 굳힌 것이라서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맛은… 뭐 예상하는 그 맛인데 동남아 느낌이라고 할까요…

 

 

 

 

4. 스아 도 (Sứa Đỏ, 맘똠을 곁들인 붉은 해파리)

 

 

 

붉은 해파리 요리인 스아 도 (Sứa Đỏ)는 3월부터 7월까지 늦봄과 초여름에 하노이에서 잘 알려진 계절 별미입니다. 
생으로 썰어서 새우로 만든 베트남 젓갈인 맘똠(mam tom)에 찍어 먹습니다.
보통 띠아 또(tía tô, 베트남 향채소 소개를 보세요)라는 깻잎을 닮은 녀석에 튀긴 두부, 라임, 신선한 허브와 함께 싸서 맘톰에 찍어 먹습니다.

 

 

 

특유의 탄탄한 식감이 괜찮습니다.
하노이 등의 북쪽과 해안가 마을에서 즐겨보세요.

 

 

 

 

5. 등 유아 (Đuông Dừa, 코코넛 딱정벌레 애벌레)

 

 

 

이 요리는 의외로 제가 좋아하는 요리입니다.

“그래봐야 당신은 베트남 음식 암거나 잘 먹자나!!”

라고 말하시면…. 싫어여.


두옹 유아 (Đuông Dừa, 혹은 등 쥬아)는 코코넛 딱정벌레의 애벌레로 베트남 남부 메콩강 삼각주 지방의 대표적인 별미입니다

 

이 녀석이 코코넛 딱정벌레

 

 



코코넛 야자 줄기에 붙어 있는 살이 통통한 흰빛을 띠는 애벌레들을 잡아서 잘 씻은 다음 느억맘 (베트남 피시 소스)에 담근 다음 산 채로 먹습니다. 
왠지 징그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먹어보면 약간 달콤하고 크림치즈 느낌이 납니다.
네네 맛있어여.
징그럽다고 구워드시는 분도 계신데… 생으로 먹어야 맛있답니다.
뭐 녀석들이 조금 움직이기도 하는데… 우리가 누굽니까. 산낙지를 즐기는 민족 아니겠습니까 -_-;;;;

 

 

 

이 요리는 코코넷의 수도라고 불리는 베트남 남부 벤쩨(Ben Tre)성에서 유명합니다.
물론 호치민시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죠.

 


자 이 정도인가요.
막상 먹어보면 의외로 먹을만하고 맛도 괜찮은 녀석들입니다.
베트남 가셔서 한 번 시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