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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사이공/음식

하노이와 남딘의 쌀국수 이야기

얼마 전에 하노이(Hà Nội)에 이어 남딘(Nam Định) 스타일의 퍼(Phở) 그러니까 베트남 쌀국수가 베트남 무형문화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후에 베트남 인터넷에서 하노이 스타일의 쌀국수가 좋다와 남딘 스타일이 더 낫다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논란이라고 합니다. 
퍼의 고향인 하노이로서는 절대로 질 수 없는 그런 싸움인 것 같습니다. 으음 그렇죠 -_-;;;

참고로 남딘이 어디냐면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서 90km 남동쪽에 있는 도시로 홍강 삼각주 유역에 있는 도시입니다.
그러니까 남쪽 살던 저에게는 그냥 북쪽 도시 중 하나이기는 합니다.
네네 그러니까 싸우지들 말아주세요.

 

 

베트남 친구들에 의하면 둘 사이의 차이점은 나름 크다고 하네요.

일단 남딘의 쌀국수는 국물에는 항상 느억맘(nước mắm, 베트남 피쉬소스)가 들어가고, 생강이 많이 들어가는 반면, 계피나 팔각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고, 국물이 더 기름집니다고 합니다.
국물은 주로 뼈를 15~18시간 동안 고아서 만든다고 하네요.

신선한 쇠고기를 얇게 썰어 으깨지 않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서서히 다진 후, 국수 위에 올리고 끓는 육수에 부어 고기를 천천히 익히면서 먹습니다.
남딘 포에 들어가는 국수는 일반적으로 더 두텁습니다.

 

남딘 스타일 퍼

 




한편, 하노이의 많은 유명 쌀국수 집 주인들에 따르면, 하노이 쌀국수의 특징은 맑고 담백한 국물입니다.
식당 마다 서로 다른 레시피로 계피, 팔각, 카다몬, 생강을 첨가하고, 어떤 집에서는 단맛을 내기 위해 사숭(sá sùng, 베트남 개불)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사숭이랍니다.

 



국물을 내기 위해 뼈를 끓일 때 처음 끓은 물은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한 번 버려줍니다. 
골수는 끓이는 과정에서 골수가 국물에 쉽게 흡수될 수 있도록 양쪽 끝을 깨준다고 합니다.

하노이 쌀국수에는 결에 따라 얇게 썬 고기를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쌀국수 면은 얇고 가늘며 부드럽지만 여전히 쫄깃쫄깃하고 뜨거운 국물에 담가도 부서지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노이 스타일 쌀국수 (Phở bò Hà Nội)

 




그러니까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남딘쪽이 국물이 기름지고 느억맘이 들어가서 진한 국물에 약간 굵은 국수를, 하노이는 상대적으로 맑은 국물에 얇은 특징이 있다는 것이네요.
그리고 올라가는 고기도 남딘은 주로 퍼따이(Pho Tai) 스타일로 생고기를 올리고, 하노이는 삶은 고기가 주로 올라간다는 얘기네요.

으음…
뭐랄까 이전 포스팅에서 남쪽과 북쪽 쌀국수의 차이를 이야기했었는데, 남쪽 살던 제 눈에는 둘 다 북쪽 스타일에 쌀국수로만 보입니다.
ㅋ 남쪽의 한계인가요.

아아 맛난 퍼 한 그릇 먹고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