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커피가 도입된 것은 19세기 중반 프랑스 식민시절이었습니다.
이후 베트남에서 커피는 요리이자 문화가 되어있습니다.
베트남을 여행하다 보면 수 많은 종류의 카페들이 길거리에 있고, 이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거나 담소를 나누면서 커피를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간만에 올리는 이번 포스팅은 베트남에서 즐기고 있는 베트남 스타일의 커피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읽으시면서 몇 가지나 드셔보았는지 찾아보세요.
까페 스 다 (Cà phê sữa đá) – 베트남식 아이스 밀크 커피
아마도 베트남 커피 중에서 가장 유명한 녀석이 바로 이 카페 스 다 (Cà phê sữa đá) 그러니까 베트남식 아이스 밀크 커피일 것입니다.
베트남 말로 까페(Cà phê)는 커피를, 스 (스어, sữa)는 우유, 다(đá)는 얼음을 말합니다.
베트남식 커피핀에 커피를 채우고, 끓는 물을 부어서 천천히 커피를 연유가 담긴 잔에 필터링해줍니다.
필터링이 끝나면 얼음을 채운 컵에 부어서 마시는 방식입니다.
베트남의 로브스타종 커피의 쓴 맛과 연유의 단맛이 어울어져서 네네 중독적인 맛이 되는 것이죠.
까페스다는 호치민시 거리에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네네 스트리트 출신입니다.
요사이는 거리부터 5성급 호텔 어디에서도 즐길 수 있죠.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소위 ‘베트남 커피’는 바로 이 까페스다인 것입니다.
까페스다를 응용해보면, 연유가 들어가 있지 않은 아이스 커피는 까페 (덴) 다 (Cà Phê Đen Đá) 이고 (덴은 black 이라는 뜻, 그러니까 우유인 sữa를 뺀 것이죠)
따뜻한 밀크 커피는 까페스어(Cà phê sữa)가 됩니다 (네네, 얼음 즉 다 Đá 가 빠지죠).
아무래도 이 커피는 베트남 길거리 카페에서 마셔줘야 더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박 시우(Bạc xỉu) – 중국에 영향을 받은 베트남 밀크커피
이 커피는 20세기 초 사이공에서 만들어진 녀석입니다.
당시 사이공에 살고 있던 중국인들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녀석이죠.
그러니까 프랑스+베트남+중국의 합작품인 셈입니다.
박시우는 쓴 맛을 싫어하는 중국 사람들이 커피를 줄이고 우유를 늘여서 만든 뭐랄까 더 부드러운 아이스 밀크커피입니다.
앞서 소개한 까페스다보다는 인기가 덜하지만 그리고 언듯 보기에 비슷하지만 (커피+연유+얼음) 커피라기 보다는 커피우유 같은 녀석입니다.
까페 쭝 (Cà phê trứng) – 베트남식 계란 커피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커피로 커피에 올릴 생크림이 떨어진 하노이의 호텔 요리사가 생크림 대신 계란을 크리미하게 만들어서 올린 커피입니다.
1940년대 설탕과 우유 가격이 치솟던 시절, 하노이 메트로폴(현재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의 응웬 반 지앙(Nguyễn Văn Giảng) 씨는 달걀 노른자를 이용하여 일종에 카푸치노와 비슷한 느낌을 만들어 낸 것이죠.
참고로 이 분이 현재 지앙(Giảng) 카페를 만든 분입니다.
베트남식 계란 커피는 아래 이전 포스팅들을 참고하세요.
커피 베이스에 계란으로 만든 진한 노란색 크림이 올라가서 독특한 맛이 나는 커피입니다.
설탕대신 꿀을 넣어 풍미를 더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계란 비린내는 나지 않고 (익혀서 사용합니다) 우리나라 할아버지들이 커피에 날계란 노른자 넣어 드시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녀석입니다.
까페 무오이 (Cà phê muối) – 베트남 소금 커피
이 커피는 베트남 중부 도시인 후에(Hue)에서 만들어진 커피입니다.
이름 그대로 커피에 소금이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로브스타 원두의 쓴 맛, 크림, 연유에 소금이 들어가서 짭조름한 맛이 쓴맛과 단맛을 중화시키는 맛의 조화를 만들어냅니다..
연유가 바닥에, 커피가 가운데에, 크림이 위에 있는 여러 층으로 서빙이 됩니다.
살살 저으면서 짭조름한 맛이 커피의 진한 풍미를 강조하는 동시에 우유의 쓴맛을 부드럽게 하고 단맛과 크리미함을 높여주는 것을 즐기시면 됩니다.
후에에 가시면 한 번 시도해보세요. 네네 다른 도시들에도 큰 카페 가시면 있죠.
까페 꼿 유아/쥬아 (Cà phê cốt dừa) – 코코넛 커피
코코넛이 많이 생산되는 메콩강 하구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되는 이 커피는 커피의 쌉사름함, 코코넛 밀크와 연유의 달콤함과 부드러움을 즐기는 커피입니다.
네네 코코넛을 생각하면 남쪽 기원이 확실하다는 느낌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코코넛 밀크에 연유와 얼음을 넣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섞어줍니다.
그런 다음 블랙 커피를 병에 넣고 표면에 연한 갈색 거품이 생길 때까지 쉐이킹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커피를 유리컵에 붓고 코코넛 밀크와 연유를 섞은 것을 천천히 부어 줍니다.
이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기에도 좋고 독특한 풍미가 좋다고 하네요.
확실히 열대의 커피 맛이기는 합니다.
카페 콜드브루 짜이까이 (Cà phê cold brew trái cây) – 요사이 뜨는 커피
네네 콜드브루(cold brew)라는 말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이 커피는 최근에 개발된 커피입니다.
베트남에 등장한지 약 10년 정도 되었다는 이 콜드브루 과일 커피 (짜이까이 trái cây는 과일이라는 뜻)는 하노이, 호치민 등 대도시에서 인기라고 합니다.
이 음료는 전통적인 콜드브루 방식을 적용하여 아라비카 원두에 오렌지, 리치, 살구와 같은 과일이나 주스를 섞어서 만듭니다.
덕분에 오렌지의 상큼한 맛, 리치의 이국적인 달콤함, 살구의 새콤함 등 각각의 베리에이션이 주는 시원하고 독특한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뭐 이 정도인가요.
저는 집에 있는 베트남 커피나 찾아봐야 겠습니다.
'리틀사이공 >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노이와 남딘의 쌀국수 이야기 (0) | 2024.08.17 |
---|---|
약간 레벨이 있는 베트남 요리들 (4) | 2024.08.15 |
베트남 푸꿕섬의 국수 분꿔이(Bún Quậy) (0) | 2024.02.16 |
베트남 눌린 바나나 엡 쭈오이 코(ép chuối khô) (0) | 2024.01.20 |
베트남 북부 예안 (Nghệ An) 지방 음식 소개 (0) | 2024.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