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어제 왜 안오셨냐구여”
”죄송죄송. 홀라당 까먹었어염“
”문자도 보냈다구여“
”술 마시느라 못봤어염“
요사이 머리가 점점 나빠지는 것인지 아니면 치과에 가기 싫어하는 무의식의 발로인지 저난 주에 갔었어야 하는 치과를 빼먹었다.
”글면 다음 주에 오세여“
”넹. 이번에는 꼭 갑니다요“
그렇게 치과엘 가는 날이 다가왔고, 치과 언니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고해서 (자신의 치아 때문이 아니다 -_-;;;) 오늘을 꼭 잊지말고 치과에 가기 위해서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으음… 언제나 울 나라는 퇴근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퇴근이 가능한 것인가.
눈치를 보면서 퇴근을 준비하는데 전화가 온다.
”아아 난데 궁금한 것이 있어서“
”넹“
”그러니까 그게 이거와 저거랑 무슨 상관임?“
”그게…. (지난 번, 지지난 번, 또 그 전에 설명했다시피) 이렇고여 이런 것이니까 결국 이렇게“
”그런가? 이 내용 보고서로 내일까지“
”넹“ ㅠㅠ
전화 덕분에 살짝 늦어셔서 휘리릭 짐을 챙기고 버스에 올라탔다.
다행히 버스 기사님의 놀라운 드라이빙 실력(?) 덕분에 시간에 딱 맞게 치과에 도착을 했다.
아마도 지난 번에 전기 버스를 몰던 그 아저씨인듯 했다.
접수를 하고 누우니 갑자기 스케일링이 시작된다 (미리 말을 해주란 말이다!!)
“아아, 앞쪽 치아를 열심히 닦으시라구요”
“치실을 충분히 사용하시라구요”
어차피 입을 벌리고 있어서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들어야 했고, 정신없는 스케일링이 끝나고 나자 의사 새임이 오신다.
“아아 상처는 잘 아물었고, 뿌리도 잘 내리고 있어여”
“그리고 아무래도 이 치아는 결국에는 썩을 것 같아요“ ㅠㅠ
등등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간호사 새임이 의사 새임에게 조용히 이야기를 한다.
”저기… 아직 봉합실이 하나….“
”응?“
의사 새임이 휘리릭 잇몸에서 무언가를 제거하신다. 그리고는
”자자, 다 되었고요 한 달 후에 보시져“
하신다.
뭐랄까….
그 봉합실을 오늘 빼는 것이 맞는 것인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으나 지난 번에 치료를 빼먹은 건도 있고, 왠지 휘리릭 내게서 떠나시는 의사새임 뒷모습만 보다가 걍 집으로 왔다.
동네 치과란….
그나저나 한 달 뒤에 뭘 하려는지 또 이야기를 안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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