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 즈음 어느 날 회사 탕비실(에 해당되는 커피기계 앞)에 가서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문득 메모가 하나 눈에 띈다.
“이 탕비실을 관리하시는 분은 귀가 안들리는 분입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이 전화번호로 연락을…”
그러니까 일종의 배려를 위한 메모였고,
착한 김팀장은 이후로 관리 하시는 아주머니를 볼 때마다 눈인사와 가벼운 목례 정도를 했다.
당근 수화를 모르니 뭐…. 최선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약 반년 정도가 지나고 (아휴 요사이 세월이 왜 이리 빠른지 -_-;;;;) 얼마 전에 커피를 내리려고 커피머신에 가서 이거저거 하고 있는데 이제는 얼굴이 익숙해진 담당 아주머니가
“저기 그 컵 쓰지 마시고 이걸로”
“네네”
“글고 얼음은 조금 기다리셔야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라고 하셔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눴다.
응?
뭐랄까 왠지 메모에서 언급된 그 인물이 탕비실 아주머니가 지난 반년간 눈인사만 나눈 이 아주머니와 다르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뭐, 탕비실을 담당하는 매니저가 아마도 청각장애인 아줌마가 일하시는 층을 햇갈렸을 수 있고,
원래는 청각장애인 아줌마가 일하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그만두셨는데 메모를 제거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멀쩡하게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를 나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몰랐지만) 쿠울한척 목례라든가 눈인사를 나눈 김팀장은 하아- 또 하나의 서먹한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으음… 관계를 개선하기도 그렇고 말이지.
역시나 관계가 제일 어려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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