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을 해서 메일을 보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아아 나라구”
한 호주 토끼 녀석이 왠지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전화를 한다.
“왜?”
“그게… 어제 이야기 들었어?”
“응”
“아아 그래서 말이야 오늘 기술회의를 가지려고 해”
“응? 기술회의?”
“그렇지. 이게 다 몰이해에서 시작된 일이니까 뭐랄까 기술적으로 설명을 하면 오해들이 풀릴 거야”
“으음… 과연 그게 기술 문제인지 모르겠는 걸”
그러니까 어제 토끼 녀석들이 모여서 왠 회의를 하나 했는데 중간에 말싸움이 나서 험악한 분위기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자 늙은 토끼 한 마리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기술회의라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오늘 시간 되지?”
“응. 시간이야 가능할듯”
“잘되었네. 그러니까 여기 11시, 너네 쪽 12시에 보자구”
생일날 꼭 점심식사 시간을 맞춰서 회의를 개최하는 토끼녀석에게 한 마디 해줄까 하다가 녀석이 워낙 조급하게 서두르기에 알았다고 했다.
뭐, 생일날 점심이야. 흑흑-
그렇게 점심시간이 왔고 호주 토끼녀석이 소집(?)한 기술회의가 시작되었다.
“아아 여러분 잘 들어봐 주세요. 그러니까 이게 기술적으로 보자면….”
뭐 이런 식으로 회의는 시작이 되었으나 불쌍한 녀석이 첫번째 슬라이드를 채 설명하기도 전에, 거친 다른 회사 호주 토끼와 저돌적인 이태리 토끼 그리고 왠일인지 요사이 열이 받은 일본 토끼들이 우다다다다 하면서 선빵을 날렸다.
나도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기는 했는데, 여러 나라 토끼들에게 둘러싸여 다구리를 당하는 녀석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
아이구 녀석 이번 건은 기술회의 상황이 아니었다니까 -_-a
그렇게 불쌍한 호주 토끼 녀석이 변명과 다구리 당하는 것을 구경하고 있자니 어느덧 회의시간도 그리고 내 점심시간도 (생일이라구!!) 다 지나갔다.
“아 여러분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조만간 다시 회의를….”
“흥이다. 제대로 하라고”
“안녕이다”
등등의 대사들을 남기면서 하나 둘씩 토끼들은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으음….
간만에 활극과 같은 토끼들의 싸움을 구경했다.
과연 다음 번 회의는 언제이고 이번에는 어떤 액션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저녁에는 고기나 먹어볼까? 생일 핑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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