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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사이공/호치민 이야기

호치민 탄손녓 공항 이야기




호치민의 관문으로 탄손녓 국제공항이 있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3,850만명이 이용하는 바쁜 공항이죠.

오늘은 이 공항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공항의 베트남 정식 명칭은 깡 항 콩 꿕 떼 떤 선 녓 (Cảng hàng không quốc tế Tân Sơn Nhất)이고,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선 바이 꿕 떼 떤 선 녓 (Sân bay quốc tế Tân Sơn Nhất)이라고 합니다. 

둘 다 떤손녓 국제 공항이라는 뜻인데 전자는 뭐랄까 좀 딱딱한 표현입니다.

공항 코드는 SGN으로 예전에 호치민시가 사이공인 시절에 붙여진 코드입니다.


그러니까 베트남 사람들의 발음으로는 떤선녓이 조금 더 가까운데, 보통 탄숀녓 탄손냣 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아주 가끔 특히나 서양사람들은 탄손누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어르신들도 이렇게 부르네요.


이 이름들은 공항의 역사 때문인데 살펴보면...


이 공항이 처음 생긴 시기는 1930년대 초인데, 당시 프랑스 식민정부가 사이공 외곽에 있는 

떤손눗(Tân Sơn Nhứt) 마을 인근에 탄손누트 비행장(Tân Sơn Nhứt Airfield)을 만듭니다.

아마도 이 시기 이름이 아직도 남아서 탄손누트라고 하는 것 같네요.

암튼 이 시기 공항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으로 활주로는 포장도 되어 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후 사이공과 프랑스 그리고 다른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공항으로 사용되다가 

2차 세계대전 동안에 일본군이 물류공항으로 사용합니다.


그러다가 1956년에 미공군이 2,190m의 활주로를 만들고 남부 베트남의 주요한 국제공항이 됩니다.



베트남 전쟁 (그러니까 제2차 인도차이나 전쟁) 동안 탄숀누트 공군기지는 미공군과 남베트남 공군의 주요 공군기지가 됩니다.

덕분에 1968-1974년 동안 이 공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공항 중 하나가 됩니다.

남베트남 패망 직전까지 주 4회 보잉 747기가 미국으로 사람들을 실어나르기도 했죠.



탄손누트 공항을 점령하는 북베트남군



1975년 북베트남에 남베트남을 멸망시키고 통일을 이루면서 공항이름을 떤선녓으로 바꿉니다.

뭐 이전부터 떤선녓이라고 명명되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그냥 떤션누트 혹은 탄손누트라고 계속 불렀다고 하네요.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오면서 베트남의 대표 공항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처음에 호치민에 도착했을 때에는 덥고 작고 사람 엄청 많고 그런 공항이었는데
(당시는 현재 국내선 청사를 국제선과 국내선이 같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일본 자본으로 요사이는 국제선 청사가 새로 지어져서 운영중입니다.

네네, 여전히 시끄럽고 사람도 많고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엄청 좋아진 것입니다.


롱탄(Long Thanh)에 새로운 공항이 들어설 계획이라서 몇 년 있으면 탄손녓 공항의 위상이 조금 떨어질 것도 같지만

글세요 그 동안 베트남 친구들의 성과(?)를 보자면 당분간은 탄손녓 공항이 남부 베트남의 관문으로 계속 남을 것 같습니다.

아아-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