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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사이공/호치민 이야기

[사이공 거리] 레쥬안(Lê Duản)거리

by mmgoon 2019. 2. 18.

개인적으로 베트남 호치민시 1군에 있는 레쥬안(Lê Duản) 거리는 가장 처음으로 외웠던 베트남 거리입니다.

사이공에 좋아하는 거리가 몇몇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이 레쥬안 거리죠.

이 거리를 따라 총총 걸어다니던 기억을 해보면서 레쥬안 거리 이야기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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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쥬안 거리는 호치민시의 관광명소인 통일궁 앞쪽에서 동물원까지 주욱 이어지는 대로입니다.

 

총독궁에서 바라다본 레듀안 거리 (1895)

 

 

레쥬안, 이 거리는 1870년 프랑스 식민정부에 의해 만들어진 대로로 당시 이름은 노로돔(Norodom) 대로였습니다.

노로돔은 캄보디아의 왕으로 1863년 프랑스를 자신의 왕국의 보호자로 넘긴 인물입니다.

프랑스 제국주의자들은 아마도 이 왕이 나름 마음에 들었다 봅니다.

 

이 길은 1868-1873년에 지어진 현재의 독립궁(딘독랍, Dinh Độc Lập), 당시에는 총독궁(Palais du Gouvernement général) 앞으로 난 길로 만들어질 당시에는

 

"타마린 나무들이 줄지어 있는 아름다운 길"

 

로 묘사되었다고 합니다.

\처음 만들어질 때에 이 대로는 현재처럼 길지 않아서 카니탓(Catinat)거리 그러니까 현재의 동커이(Đồng Khởi) 거리까지만 연장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총독궁의 모습

 

노로돔 대로. 멀리 성당이 보입니다.

 

 

그러다가 1870-1872년에 예전 성당자리에 식민군 병영(Caserne de l’Infanterie)이 세워지고 나서 이 길은 동쪽으로 2차례에 걸쳐 연장이 됩니다.

그러니까 1874년에 방콕(Bangkok)거리 (현재의 막딘찌 Mạc Đĩnh Chi 거리)까지 1차 연장이 되고, 1887-1888년에 현재와 같이 동식물원까지 연장이 됩니다.

 

 

노르돔 대로에는 2개의 광장이 있었는데 성당 바로 뒤쪽에 있던 광장은 프랑스 식민시절 동안 군대 사열이 있던 곳이고 (지금은 비둘기 로터리), 다른 하나는 펠레린(Pellerin)거리 (현재의 파스터 Pasteur거리)와 교차로에 1889-1914년까지 있었던 곳으로 (현재의 통일공원/4월30일공원에 해당될듯) 프랑스 정치가인 레오가베타(Léon Gambetta)의 동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식민군 병영

 

식민군 병영의 다른 모습

 

 

초기 이 거리에 있었던 주요 건물들로는 1876년 건축된 장교클럽(Cercle des Officiers, 현재는 호치민시 1군 인민위원회)와 장군집무실(Hôtel du général, 현재는 프랑스 영사관) 등이 있습니다.

 

장교클럽

 

 

이 후에 1902년 전쟁협의회 (Conseil de guerre, 현재의 미국 영사관 자리),  1902년에 재정관리청건물 (Hôtel du Contrôle, 현재는 다이아몬드 플라자 옆에 공터), 1904년에 장로교 교회 (현재는 1군 문화센터의 일부),  1930년대 초에 프랑코-아시아 석유회사 (Compagnie Franco-Asiatique des Pétroles, 현재의 페트롤리믹스 Petrolimex - 베트남 정유회사), 용사의 집(Maison du combattant, 현재는 키엔티엣 Kiến Thiết 복권회사 - 곧 철거예정), 육군과 해군의 집(Foyer du Soldat et du Marin, 현재 호치민 박물관 Bảo Tàng Chiến Dịch Hồ Chí Minh) 등이 건설됩니다.

 

전쟁 협의회

 

 

프랑스가 떠나고 노로돔 대로는 남베트남 오딘디엠(Ngô Đình Diệm) 정부에 의해서 통녓(Thống Nhất, 통일) 대로로 이름을 바꿉니다.

이 후 8년간 총독궁(Palais du Gouvernement général)은 디엠의 대통령궁으로 사용되었고, 프랑스 식민군 병영은 대통령 경호대 본부가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레쥬안 거리는 군사 퍼레이드를 하는 곳으로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이 후 1963년 디엠 정권이 몰락하고 병영은 군사적인 용도를 마치게 됩니다.

 

 

디엠 정권하의 독립궁

 

 

1962년에 일어나 쿠데타 동안에 총독궁은 폭탄이 터지게되어 1962-1966년동안 건축가인 오비엣투(Ngô Viết Thụ)에 의해서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그러니까 지금 디자인이죠) 다시 지어집니다.

그리고 1966. 10. 31일부터 새로운 독립궁은 1975. 4월 월남 패망시까지 남베트남의 정부 건물로 사용됩니다.

 

 

오 비엣 투가 새로 디자인한 독립궁

 

 

1967년 이후 통녓(Thống Nhất) 대로 4번지에 있던 이전 전쟁협의회(Conseil de guerre) 자리는 미국 대사관이 사용합니다.

이 전에 미대사곤은 함니(Hàm Nghi)거리 39번지에 있었는데 1965.3.30일 자동차 폭탄테러 이후 이 자리로 옮겨온 것입니다.

 

미국 대사관

 

 

1975년 통일 이후 거리는 전임 공산당 당서기장인 레쥬안 (Lê Duẩn, 1907-1986)의 이름을 따라서 명명되었습니다.

이 후 이 대로가 건설되고 100여년간 지속되었던 정부 청사 거리로서의 지위는 없어집니다.

현재는 박물관, 영사관, 정부건물, 호텔, 쇼핑센터 들이 있는 소위 부동산의 노른자 땅으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통일궁에서 바라다본 레쥬안 거리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