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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사이공/음식

호치민의 소라/고동/조개 (옥 Ốc) 이야기

by mmgoon 2019. 5. 23.

며칠 전에 길을 걷다가 문득 더워진 날씨를 느끼고는


'아아, 어디 앉아서 맥주 마시면서 옥(Ốc)이나 먹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옥(Ốc)은 우리로 치면 소라/고동에 해당되는 말이죠.

워낙 종류도 다양하고 호치민 사람들이 쉽게 그리고 저렴하게 찾는 음식입니다.

이게 한 번 빠지면 자꾸 떠오르는 맛이있습니다.


길가 식당에 앉아서 옥을 비롯한 몇가지 음식을 시키고 맥주를 홀짝거리면서 같이 간 인간들과 떠들고 있으면 호치민 같은 느낌이 물씬 듭니다.

이전에 포스팅에서도 사이공에 가면 꼭 먹어보라고 얘기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뭐 이런 이유로 이 곳에서는 못 먹지만 언젠가 사이공에 가면 먹을 베트남 스타일 소라/고동/조개 요리를 한 번 소개해 봅니다.

아아, 진정 땡기는 군요. 오늘은 집에 가서 망고나 깎아먹는 것으로 -T_T




옥 흥 (Ốc hương)


뭐랄까 옥들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맛있는 녀석입니다.

다른 옥들에 비해 가격이 좀 높은 편입니다만.... 맛있습니다.


옥흥은 생강을 넣고 삶거나, 마늘과 함께 굽거나하기도 하지만 술안주로 괜찮은 녀석은 옥 흥 장 무오이 (Ốc Hương Rang Muối), 

그러니까 옥흥 소금구이입니다.





매콤하고 짭잘한 양념이 (매콤의 정도는 음식점마다 다르죠) 향기로운 옥흥의 맛을 끌어낸다고 할까요

암튼 맥주와 함께하면.... 아아- 좋습니다.






옥 렌 (Ốc Len)



옥렌은 약간 길줄하게 생긴 우리로 치면 고동과 비슷한 모양의 녀석입니다.


이 녀석을 이용한 요리중에 유명한 것은 당근 옥 렌 싸오 유아 (Ốc Len Xào Dừa) 그러니까 옥 렌 코코넛 볶음입니다.




고소한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이 요리는 고동의 맛과 잘 어울립니다. 네네,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조합이죠.

손으로 집어서 쪽쪽 빨아서 먹으면 살코기와 코코넛 밀크가 함께 입으로 들어옵니다.

쫄깃한 살과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매운 음식 싫어하시는 분들에게 강추입니다.





소 후엣 (Sò huyết)



소 후엣은 옥(Ốc) 그러니까 소라/고동류가 아닌 조개의 일종입니다.

꼭 우리나라의 꼬막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이 녀석은 마늘과 함께 볶거나, 타마린 소스를 넣거나 하는 요리들이 있지만 갠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조개를 약한 불에서 은은하게 구워낸 소 후엣 능 (Sò huyết nướng) 즉, 소 후엣 구이입니다.




뭐랄까 단순한 맛이지만 계속 끌린다고나 할까요.

은은한 숯불향이라기 보사는 나무의 향기도 느낄 수 있죠.

역시나 좋은 술안주입니다.






응휴 (Nghêu) 



아마도 모시조개 정도로 추정되는 녀석입니다

물론 이 녀석도 볶거나 찌거나 굽거나 등등의 다양한 요리법이 있지만 

제가 추천하는 요리는  응휴 합 (Nghêu hấp) 그러니까 일종의 조개탕입니다.




그렇습니다.

역시나 한 잔 할 때에는 국물이 있으면 좋은 것이죠.

조개 국물에 레몬글라스, 고추 등등이 들어가서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맛이 납니다.

우리나라 조개탕과는 다른 국물을 즐길 수 있죠.






깡 게 (càng ghẹ)



'아니 이건 소라나 고동이 아니자나'


라고 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역시나 좋은 안주라 소개해 올립니다.

이 깡게라고 하는 게의 집게발 요리는 대부분의 옥들을 파는 음식점에서 같이 파는 요리이기도 합니다.


요리 집게발 요리도 몇 가지 있지만 가장 많이 먹고 맛있는 녀석은 

바로 깡 게 장 무오이 (càng ghẹ rang muối) 그러니까 고추가루-소금과 같이 볶아낸 음식입니다.







베트남에서 매콤한 맛은 우리나라와 달리 톡 쏘고 바로 없어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짭짤하고 매콤하고 등등 까먹기는 귀찮지만 먹다보면 맥주가 따라서 없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죠.






옥 까 나 (Ốc cà na)



옥(Ốc)의 한 종류인 옥까나가 있습니다. 

추천하는 음식은 옥 까 나 싸오 보 까이 (Ốc cà na xào bơ cay)로 그러니까 옥 까 나 매운 버터 볶음 입니다.






매운 것이 싫으시면 옥 까 나 싸오 보 (Ốc cà na xào bơ) 그러니까 까이(cay)를 빼고 시키시면 됩니다.

그렇지만 이 녀석은 매콤한 것이 더 맛나죠.

버터의 풍미와 매콤함이 만난다고나 할까요.






소 롱 (Sò lông)


이번에 소개할 음식은 베트남 조개인 소롱 (Sò lông)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본 적이 없는 녀석인데 바다에 사는 녀석입니다.


이 녀석을 이용한 요리가 여럿 있지만 그 중 최고는 소 롱 능 모 한 (Sò lông nướng mỡ hành) 즉, 파를 얹어서 구운 소 롱 조개 입니다.






조갯살을 해감시키고 껍데기와 분리한 다음 살짝 기름을 발라서 파와 함께 구워 다시 껍질 위에 올린 다음 구운 땅콩과 파를 얹어서 내옵니다.

여기 위에 생선액젓 (느억맘)으로 만든 소스를 살짝 부어서 먹는 요리이죠.

개인 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요리입니다.





옥 모 (Ốc Mỡ)



옥 모(Ốc Mỡ)는 골뱅이 처럼 생긴 녀석입니다.


이 녀석을 이용한 음식중에 옥 모 싸오 또이 (Ốc Mỡ Xào Tỏi)  그러니까 옥 모 마늘 볶음이라는 요리가 있습니다.






골뱅이를 레몬글라스를 넣고 삶아서 살을 꺼내 살짝 말리고, 이걸 다진 마늘과 함께 볶으면서 캐슈넛 기름과 설탕을 약간 첨가합니다.

이렇게 익힌 다음 다시 조개 껍질에 넣는 것이죠.

우리 나라 사람이라면 마늘에 볶은 것을 싫어하기 힘들죠. 네네 바로 그겁니다. 맛있어요.





일단은 기억나는 녀석들은 이 정도인가요.

위에 것들 이외에도 집집마다 다양한 옥(Ốc)들을 이용한 요리들이 있습니다.

사이공을 방문했다면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요리들입니다.

요사이 더운데 시원한 맥주와 함께 즐겨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