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근무할 적에는 아침에 출근하면 커피 아줌마가 유리잔에 한 가득 커피를 가져다 주었기 때문에 별 선택의 여지가 없이 커피를 마셨었다.
뭐 나름 아줌마의 고민의 흔적인지 커피도 괜찮았고 말이다.
그러다가 한국에 오자 각자 탕비실에 가서 주로 막내가 내려놓은 커피를 따라 마시는 분위기다.
처음에 막내는 너무나 연하게 내리는 경향이 있어 설득과 교화(?)로 이젠 어느정도 진하기가 조정되었다.
얼마전 포스팅에서
"아아, 밀크티에 빠져서 지낸다구"
정도에 글을 쓴 적이 있기도 하지만 커피와 차는 각각 몸이 요구하는 시간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주로 아침에는 커피를 오후에는 차를 마시는 편이다.
암튼 이런 커피 상황에서 연락을 받았다.
내용인 즉슨
"그게 형님 악덕 자본주의자들에게 착취를 당하는..."
"울 나라 얘기냐?"
"아니져. 콜롬비아의 커피농부들에 관한 이야기에여"
"근데?"
"이번에 어찌어찌해서 이 농부들을 돕는 일에 동참하게 되었는데여"
"우리나라 농부들이나 돕지?"
"아아, 시끄럽고여. 형님이 유기농 공정거래 커피를 사주셨으면 해여"
"그 비싸다는 커피?"
"아아, 이건 비싸고 싸고의 문제가 아니져. 사회정의에 대한 것이에요"
라고 해서 녀석에게 송금을 했고 어제 그 결과물인 소위 공정거래 커피가 도착을 했다.
포장을 뜯어보니...
원두도 파우더도 아닌 뭐랄까 1회용 드립커피들이다.
게다가 1박스에 달랑 5개씩만 포장되어 있다.
물론 공정거래로 농부들을 살리는 것도 좋은데 뭐랄까 자연 자원의 활용면에서는 떨어지는 느낌이다.
아침에 사무실에 들고와서 뜨거운 물을 부으면서 커피를 내리고 있으니 막내가 지나가면서
'아아, 저 인간 또 이상한 것 들고왔네. 주는대로 안먹는단 말이지'
하는 얼굴로 지나간다.
커피의 맛은 나름....
이렇게 시작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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