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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U Town Daily

게으름의 맛





이런저런 위장의 상태가 있지만 아침에 카페인을 섭취하지 못하면 오늘 해야할 일을 끝낼 자신이 없어서 커피가 아닌 홍차를 한 잔 하기로 했다.

문제는....

냉장고를 열어보니 우유를 사다놓는 것을 깜빡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커피통을 뒤졌지만 프리마도 안보인다.

생각을 해보니 요사이 막내가 아프다고 결근중이다.


물론,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잠깐 나가서 신선한 우유 한 팩을 구입해올 수도 있지만

얼마 전에 사장님이


"알간? 근무시간에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것들 걸리기만 해바바 그냥"


이라고 하셨기 때문에 (물론 실제로는 더 정중하고 은밀하게 지시를 -_-;;;;)


게다가 위장 상태로 새벽에 몇번인가 일어난 연유로 인해 피곤하기도 하고 

천성인 게으름까지 겹쳐진 이유로


그냥 티백에다가 뜨거운 물만 부어서 홍차를 마시고 있다.


꼭 뭐랄까 난생 처음 영국에 가서 은행계좌 개설기념으로 받은 머그컵에 잘 모르고 산 홍차를 타마시던 그 때의 그 맛이 난다.


그 당시 홍차의 맛이야 소위 '무지의 맛'이라고 하겠지만 오늘은 명백히 '게으름의 맛'인 것이다.

평소에 맞이하던 부드럽고 다양함은 없어지고 와일드하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을 즐기고 있다.


그래서 결론은...

나름 이 맛도 괜찮다는 것.

나는 원래 게으르고 무엇보다도 홍차를 좋아하니까.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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