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통복장으로 아오자이(áo dài)가 유명합니다만,
베트남에는 아오자이 이외에도 여러가지 전통적인 의복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 중에 아오 옘(áo yếm)이라는 옷에 대해 포스팅합니다.
옘(yếm)은 여성복으로 상반신의 앞쪽을 덮는 상의입니다.
언듯 보면 그냥 천으로 상반신 앞쪽만 가린 것 같은 느낌이죠.
베트남에서 수천년간 여인들의 옷으로 사용된 이 옘은 2차 세계대전 이후가 되면서 점점 사라졌다고 합니다.
옘은 어른과 아이 모두 입었고, 겉옷과 속옷으로 모두 사용되었습니다.
이 옷은 여인들이 놀거나, 밭에서 일하거나, 외출하거나 집안일을 할 때 두루 사용되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여인들은 목부분이 원형을 젊은 여인들은 브이넥 스타일을 즐겼다고 하네요.
그리고 신분에 상관없이 모두 이 옘을 입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16세기 찐 티 옥 융(Trinh Thi Ngoc Dung)공주의 무덤에서 옘이 발견되었고,
19세기 동칸(Dong Khanh)왕의 부인 초상화를 프랑스 화가가 그렸는데 부인이 옘을 입고 있었죠.
옘의 역사는 흥(Hung)왕조 시절(기원전 2879년~서기 258년)까지 역사가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0년 전에 만들어진 동싸(Dong Xa) 청동북에 옘을 입은 여인을 나타낸 장식이 발견되었습니다.
흥왕조 이후에도 2-3세기 무렵 사람인 가우 다 라(Khau Da La)라는 사람이 옘에 대해 언급을 했고, 1세기 초 쭝자매 전설에도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옘은 기본적으로 베트남 역사와 함께한 옷입니다.
옘의 색과 재질은 그 옷을 입은 사람의 나이와 사회적인 지위를 나타냈습니다.
평민 여인들의 경우 어두운 색 그러니까 검은색, 베이지색, 갈색의 거친 천으로 만들어진 옘을 입었고,
상류계층 여인들은 비단이나 공단 등으로 만들어진 붉은색, 핑크, 흰색과 같이 더 밝은색의 옘을 입었습니다.
옘은 약 1945년경까지 베트남 여인들의 전통의복으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20세기 중엽 이 시기에 옘 뿐만 아니라 많은 베트남의 전통적인 것 그러니까 동그랗게 한 머리라든지 치아를 물들이는 것 등등이 사라졌습니다.
물론 요사이에도 옘을 입기는 하지만 평상복이라기 보다는 패션사진용 정도로만 입습니다.
옘은 아주 단순한 의복으로 중국에서도 비슷한 녀석을 속옷으로 입기도 했지만 옷의 형태로 자리잡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복식이 베트남에서 사랑받고 오랫동안 전승된 이유는 뭘까요.
아마도 베트남의 환경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항생재도, 비누도 없었던 예전에 베트남의 덥고 습윤한 여름에는 열대성 질병 특히나 은밀한 부위에 생기는 병들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옷들을 선호했죠.
이런 측면에서 옘은 베트남 여성들에게 있어서 최적의 선택이었습니다.
예전에 베트남 여인들은 속옷 없이 위에는 옘을 입고 하의로는 치마를 입었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중국과 인도 사이에 위치하면서 독자적인 의복문화를 만들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지요.
베트남 전통 복장은 우리 나라 사람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뭐랄까 야하다고나 할까 섹시하다고나 할까 그렇습니다.
아오자이(áo dài)도 여성의 신체적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는 디자인이고,
오늘 소개한 아오옘(áo yếm)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죠.
베트남 디자이너인 찐꽝부(Trinh Quang Vu)씨에 의하면 '옘의 보일듯 말듯한 디자인이 섹시함을 준다' 라고 합니다.
으음... 저는 갠적으로 속옷만 입은 것 같지만 다 문화의 차이겠지요. -_-;;;;
이렇게 베트남 전통 복장인 옘에 대해서 소개를 해봅니다.
혹시나 이 포스팅을 읽으시고
'아아, 베트남에 빨랑 가서 옘이라든지 아오자이라든지를 입은 처녀들을 구경해야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게시면 실제는 많이 다르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네네. 현실은 가혹한 것이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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