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돼지의 해입니다.
뭐 이런 쪽으로는 잘 신경쓰는 편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뭔가 희망적으로
'황금 돼지의 해라구!!'
라고 하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만 별 감흥이 없네요.
그러다가 문득 예전에 읽은 글을 기억하면서 포스팅을 작성해봅니다.
우리나라에서의 돼지는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게으름과 지저분함의 이미지가 있어서
예전 이발소에 있었던 어미돼지 그림 이외에 그림을 잘 볼 수 없지만 베트남 민화에는 돼지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아마도 베트남 돼지들은 작고 귀여운 편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왠지 이건 아닐 것 같네요 -_-a
그나저나 베트남 돼지고기 참 맛있는데... 아아- 껌쓰언(com suon, 베트남식 돼지갈비 덮밥)이 땡기는군요.
베트남에서 돼지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즐거움, 사치와 방종 등등의 이미지가 있죠.
이 덕분에 돼지는 부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그리고 우리처럼 베트남에서 제사/고사할 때 돼지머리를 사용하기도 하죠.
베트남도 우리와 같이 12간지가 있는데 일부 다른 부분도 있지만 (포스팅 참조) 돼지는 우리와 같습니다.
그리고 음양적으로 보자면 돼지는 음에 해당되어 온화한 성격으로 분류가 됩니다.
그리고 새끼를 많이 낳기 때문에 다산, 복, 자손이 많아 행복한 가정의 뜻으로 동호(Đông Hồ) 판화에서 사용되고 주로 새해에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실제 베트남 돼지들은 앞서 말했듯이 작고 마른 느낌이지만 판화에서는 이런 이유로 큰 입에 통통한 이미지로 묘사됩니다.
어미와 새끼 돼지가 같이 있는 그림들은 다산을 상징합니다.
보통 흰 색의 어미가 편안하게 누워있고, 다양한 색(녹색, 흰색, 붉은색)의 새끼 돼지들이 어미의 젖을 빠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그리고 돼지들의 몸에는 태극이 그려져 있죠.
돼지의 먹성은 '타로잎을 먹는 돼지'에서 잘 나타납니다
베트남에서 타로는 농부들이 먹던 음식으로 돼지를 사육할 때에도 사용되었답니다.
판화에서 보면 돼지가 타로를 거의 뽑아버릴듯이 보이고, 돼지는 그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꼬리는 말려있고, 귀는 올라가있고, 네 다리는 단단하게 버티고 서서 타로를 뽑으러고 합니다.
이런 덕분에 그림은 매우 강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김황(Kim Hoang) 전통 그림학교에서 새해 맞이 돼지그림은 붉은 종이 위에 그립니다.
먼저 돼지의 모양을 그리고 이 위에 숙련가가 눈, 입, 귀, 흰 선 등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그려집니다.
후에의 신(Sinh) 마을 학교에서도 전통 돼지 그림들을 그립니다.
이 곳의 돼지는 좀 더 사실적으로 그려지는데 진짜 돼지들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드리는 제사에 사용된다네요.
남부에 있는 도테(Do The) 학원도 돼지그림이 있습니다.
이 곳의 그림은 주로 망자에게 바치는 소지용 그림들이 되겠습니다.
소지용 그림들은 많이 제작되어야 하기 때문에 (네네, 많을수록 망자기 부요하죠) 간단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실제 돼지의 모습에 가깝게 제작됩니다.
이는 태극 등 의미를 부여한 장식을 넣는 동호 판화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베트남 돼지 민화는 시골 사람들의 단순한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농부들은 힘들게 돼지를 기르면서 녀석들이 빨리 크고, 통통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돼지가 배고픈 날은 사람의 입이 배고픈 날이다"
라는 말도 있죠.
민화를 그린 작가들은 이런 염원과 사랑들을 담아서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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