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콩과 월맹

베트남 사업을 나름 오랫동안 했었습니다.

이러다 보면 종종

"아아 베트콩하고 회의는 잘 끝났나?"

"예전에 월맹이랑 전쟁할 때도 있었는데 말이지"

등등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뭐 크게 보면 틀린 말은 아닌데 (흠- 크게 본다라니. 과학적이지 못하게) 

베트콩과 월맹에 대해서 헷갈리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서 한 번 정리를 해봅니다.

네네, 주인장이 좋아서 정리한 것이니 참고로 읽어주세요. 틀린 점이 있으면 알려주시고요.

먼저 월맹 (비엣민)

우리가 월맹(越盟)이라고 하는 조직은 국가가 아니라 독립을 위한 단체의 이름입니다.

베트남어로 비엣민(Việt Minh, 우리식 한자어로 읽으면 월맹이 됩니다)이라고 하는 이 조직은 월남독립동맹회(越南獨立同盟會)

그러니까 베트남어로 하면 비엣 남 독 랍 동 민 호이 (Việt Nam Ðộc Lập Ðồng Minh Hội)의 약자입니다.

1941년 호치민을 중심으로 인도차이나 공산당과 다수의 베트남의 민족주의 계열 정당들이 모여서 만든 조직입니다.

그러니까 비엣민=공산당 이라기 보다는 프랑스로부터의 독립과 일본제국주의에 저항하는 민족단체였죠.

물론 결론적으로는 공산당이 주도하기는 하지만 말이죠.

1945년 일제가 패망하고 프랑스가 다시 바오다이 황제를 꼭두각시로 세우자 

비엣민이 중심이 되어 베트남 북부를 점령하고 베트남 민주 공화국(북베트남)을 세웁니다.

현재의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와 비슷한 비엣민 깃발.

그러니까 1차 인도차이나 전쟁 (비엣민과 프랑스간의 전쟁)에서는 월맹군과의 전투가 맞는 표현이지만,

2차 인도차이나 전쟁 (그러니까 월남전, 베트남말로는 찌엔 짠 비엣 남 Chiến tranh Việt Nam)에서는 

'월맹군하고 전투를 했다' 라는 표현보다는 '북베트남군과 전쟁을 했다' 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죠.

그리고 베트콩

북쪽에는 호치민이 주도가 되어 베트남 민주공화국(북베트남)이 건국되었지만 공산화를 우려한 미국의 노력(?)으로 

17도선이 그어지고 남쪽에는 베트남 공화국(남베트남)이 건국되었습니다.

우리가 베트콩(Việt Cộng)이라고 부르는 조직은 북쪽이 아닌 남베트남에 있던 공산당 무장 투쟁 조직으로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 (맛 쩐 연 톡 지 퐁 미엔 비엣 남, Mặt Trận Dân Tộc Giải Phóng Miền Nam Việt Nam)'의 약자입니다.

실제로 베트콩은 베트남 공산주의자라는 비엣 남 꽁 산(Việt Nam Cộng Sản)의 약자입니다.

그러니까 베트콩은 북베트남군과는 다른 조직인 셈입니다.

이들은 주로 호치민시 교외에 있는 껀져(Cần Giờ, 지금은 원숭이 섬으로 유명한 곳이죠)가 주된 근거지였습니다.

1954년부터 북위 17도선으로 남쪽의 베트남 공화국과 북쪽의 베트남 민주공화국으로 갈라지고 나자, 

남베트남 정부는 이전에 비엣민(월맹)이 실시했던 토지개혁을 다시 개편해서 농민과 소작농들에게 불리하게 바꿉니다.

이에 반발한 농민과 좌익들이 남베트남 인민혁명당을 만들어서 정치권으로 진입을 하려고 하지만 당국의 탄압으로 실패하고,

이 후 이 남베트남 인민혁명당과 민족주의 세력이 반군단체로 만든 것이 이 남베트남 해방민족전선 즉 베트콩입니다.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의 깃발.

즉 이들은 북베트남 정규군이 아니라 남쪽에 있었던 게릴라와 같은 반군세력입니다.

결국 월남전 그러니까 제2차 인도차이나 전쟁에서는 북베트남의 정규군과 남쪽의 베트콩 게릴라군과 미국연합군이 전쟁을 벌인 것입니다.

영화에서 보면 베트남군은 검은 옷에 비정규군과 같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베트콩 군이고,

실제로 월남전을 수행한 북베트남군은 국방색이 군복을 착용했습니다.

글을 적고나니 별로 궁금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