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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U Town Daily

어머님 카톡 시작과 플로피 디스크





어머님이 얼마 전부터 카톡이라는 신문물을 접하셔서 사용중이십니다.

뭐 그렇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톡을 날리시거나 하지는 않으시죠. 네네.

어머니는 평생 직장생활을 하셔서 아마도 어머니께 카톡은 '유용한 업무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나봅니다.

이런 이유로 지난 번 테스트 톡 이외에 개인적인 용무는 전화로 주시고 계시죠.


그러다가 어제 톡이 왔습니다.

휴대폰을 보니 왠 사진을 하나 보내셨네요.


'이거 안쓸거면 버린다'


라는 톡과 함께요.


사진을 보니 아마도 예전에 영국 떠날 때 어머님 댁에 맡겼던 짐에 포함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플로피 디스크들이었습니다.


'네 버리세요'


라고 톡을 날리자 곧 전화가 옵니다.


"이렇게 쉽게 버릴 수 있는 것을 미리 알려줬어야 했다"

"어머니 솔직히 그 방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알 수 없어요"

"그렇다면 앞으로 사진을 찍어 네게 톡을 보내고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하마"

"네. 그러세요"


전화를 끊고 나자 연말에 어찌할지 여쭤봤어야 됬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나중에 하면 되지만서도요.


그리고 예상외로 어머니로부터 더 이상 톡은 날아오지 않았습니다.

플로피 디스켓 이외에 버릴만한 물건을 찾지 못하셨나 추정됩니다.

그런가요.

플로피 디스크 녀석들은 이제 어머님이 봐도 버려질 정도로 위상이 내려갔나 봅니다.

하나 정도 남겨 달라고 해서 성탄장식으로 트리에나 걸어두었으면 괜찮았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나도 어머니도 플로피 디스크들도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