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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U Town Daily

곰돌이 근황

얼마 전 포스팅에서 0 점인 사회봉사 점수를 위해서 수제 인형을 만드는 것을 선택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막내에게 돈을 전달하고 며칠 후 였습니다.


"부장님 여기 곰돌이여"

"아아, 이게 그거야?"

"네네, 이걸 말이죠 설명서대로 잘 만드시고요 다시 이 봉투에 넣어서 주시면 됩니다"

"글면 그 이후에 검사를 하나?"

"글져. 잘 만드세요. 화이팅!!"


이렇게 집에 가져와서 자세히 패키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뜯어봤더니 곰돌이를 만드는 파브릭과, 속을 채우는 솜과, 딸랑거리는 부품과, 바느질 세트 그리고 설계도가 있네요.


일단 기본적으로 파브릭에다가 설계도에 있는 그림을 옮겨서 본을 뜨고 맟춰서 자른 다음 꼬매주면서 마지막에 솜과 딸랑이를 넣어주고 입구를 막으면 됩니다.


말은 이렇게 쉽지만....

설계도에는 이 부분은 이런 식으로 꼬매라, 이 부분은 감침질을 해라 등등 가정을 배우지 않은 사람에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지시가 쓰여있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유튜브에서 온갖 바느질 테크닉을 먼저 공부했습니다.




지식의 보고 유튜브





그리고 동봉된 바늘이 미묘하게 손에 맞지 않아 평소에 사용하는 녀석을 이용해서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네네, 솜씨없는 재봉사는 바늘을 가리는 법이죠.


결국 하다 포기하고, 하다 다시 풀고 등등을 반복하면서 (중간에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음주로 현실을 부정하기까지 했습니다 -_-;;;) 주말을 보냈습니다.

바느질 잘 하시는 분이 보시면


'장난하나?'


뭐 이런 생각도 하실 수 있겠지만 솔직히 베트남 생활 내내 길 건너 수선집에서 필요한 모든 바느질을 해주셨기 때문에 실력이 엄청 줄었습니다.

게다가 간만에 바느질을 오래했더니 손가락 끝이 아파옵니다.

좋은 일 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겁니다 ㅠㅠ



암튼, 결론적으로,

오늘 저녁에 완성을 했습니다. 보시져.





한 땀 한 땀 눈물없이 지나간 바느질이 없는 녀석인데 왠지 안이쁜 것 같아 뽀사시를 적용해봤습니다.





물론 군데군데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보이기는 하지만 더 이상은 손 댈 능력도 마음도 없답니다.

도데체 어떻게 하면 녀석의 얼굴을 동그랗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암튼 가져왔던 비닐 봉투에 녀석을 넣어서 내일 회사로 가지고 가서 제출을 할 예정입니다.


과연 나의 곰돌이는 테스트를 통과해서 전세계 불쌍한 아이들의 손에 들어갈까요?

아니면 불쌍한 김부장은 돌아오는 주말에도 곰돌이2를 만들고 있을까요.


패션업계로 진출하지 않은 것이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본인입니다.

하아- 오늘 저녁은 그저 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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