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설 장식에도 세뱃돈 봉투가 걸리죠. 재물을 뜻한다고 합니다.
베트남도 세뱃돈이 있을까요?
네, 당근 있습니다.
베트남 말로 리씨(Li Xi)라고 합니다.
뭐랄까 세뱃돈이라기 보다는 복돈이라고 취급하는 경향이 있죠.
우리나라는 어른에게 세배를 드리고 주로 아이들이 용돈을 챙기고, 베트남은 뭐랄까 윗사람이 아랫사람들에게 주는 뭐 그런 느낌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돈을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붉은 봉투에 넣어서 주죠.
오늘은 설 연휴 바로 전날이고 해서 베트남 세뱃돈인 리씨를 돌리는 날고 정했습니다.
일단 어제 술 한 잔 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수퍼에 들려서 리씨 봉투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지갑을 열고 그러니까 나의 인생의 행복과 연관있거나 뭔가 잘 보여야 되는 인간들을 떠올리면서 돈을 챙겼죠.
(아아- 재정이 흔들리고 있어여)
아침에 나오면서 청소하러 오시는 아줌마용을 식탁위에 놔두었습니다.
'축 뭉 남 모이 (Chúc Mừng Năm Mới,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써두었으니 알아서 가져가실 겁니다.
내려오면서 1층 관리실에 있는 뭐랄까 은원관계이나 잘 보여야하는 미스 짱에게도 리씨를 주자 넘 좋아합니다.
회사에 와서 내 인생 커피를 책임져주는 커피 아줌마에게 역시나 리씨를 건네니 눈빛이 '내가 니 커피는 잊지 않으마' 뭐 이런 것 같습니다.
나날이 운전이 거칠어지는 기사 아저씨도 챙겨주고 (네네, 생명을 책임지고 있져)
매일 내 자리를 청소하시는 아줌마도 비록 청소하면서 내 비품들을 자기 맘대로 옮기지만 리씨를 드렸습니다.
이렇게 대충 돌리고 이따가 퇴근하면서 세탁소 처녀들, 이제 곧 출산을 앞둔 1층 수퍼 아가씨, 경비원 아저씨에게 돌리면 대충 설 준비가 끝날 것 같습니다.
네네, 척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생의 행/불행에 관계된 인간들을 선별해서 돌리고 있습니다.
지갑은 비어가지만 뭐랄까 설 분이기랄까요 그런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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