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외국에 살고 있는 관계로
"아아, 베트남 인터넷 사정은 어떤가요?"
라는 질문을 받는다.
뭐 대충 예상할 수 있겠지만 베트남도 나름 인터넷이란 것을 즐겨 사용하고 있고, 얼마전부터 4G 무선통신도 하고 어떤 면으로는 우리나라보다 무료 WiFi 인심도 후한 편이다.
대충 이렇게 설명을 하긴 하는데 뭐랄까 베트남 스타일이라고 해야하나
이 곳의 인터넷은 우리나라의 것과 달리 나름 변동이 있다고 해야하나 변화의 폭이 크다고 해야하는 특징이 있다.
그러니까 어제 저녁에 집으로 들어가는데 관리사무실 미스 짱이 후다닥 달려나오면서
"아아, 미스터 킴 잘 만났어여"
"왜?"
"그게 그게 말이져 지난 번에 거주등록증 만든거요"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라서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고 반드시 사는 곳 경찰서에서 거주증을 발급받아야한다)
"엉"
"그게 뭐랄까 인간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에 의해서 미스터킴 여권번호가 잘못들어갔어여"
(울 아파트는 관리실에서 이 업무를 대신해준다. 결국 이 인간들이 오타를 냈거나 뭔가 잘못한 것이다)
"뭐라고? 글면 어떻게 해야하는데?"
"미스터 킴 여권하고 비자 사본을 주시면 제가 어떻게든 수정하겠습니다요"
"글면 내일 회사 가서 이멜로 보내줄께"
"넹"
아침에 출근해서 바로 이메일로 사본들을 보내고 났더니 전화가 왔다.
"미스터킴 저 짱인데여"
"어. 조금 전에 이멜 보냈는데 받았어?"
"저.... 그것이.... 암튼 오늘 중으로 처리해야 되서 제가 미스터킴네 회사로 가서 직접 받으면 안되나요?"
"나야 상관없지"
얼마 있다가 짱이 회사에 놀러와서 차 한 잔 하면서 서류를 줬다.
"여기 서류. 근데 왜 직접 온거야?"
"아아- 말도 말라구여. 온 건물에 인터넷이 안되서 이멜도 못받아여"
"왜? 기사는 불렀어?"
"아침부터 와서 뭔가를 고치고는 있는데 언제 연결될지 아무도 몰라여"
"장난 아니네"
"아아아- 거주자들이 계속 항의 전화하지, 일도 못하지, 인터넷 회사는 왜 안되는지도 못찾았지, 경찰서에선 오늘까지 처리 안되면 미스터킴 퇴거시키라고 하지... 넘 머리가 아프다고요"
"그렇겠네"
그렇게 서류를 받아들고 미쓰짱은 경찰서로 갔다.
이 포스팅의 주제는...
베트남 인터넷은 뭐랄까 생각보다는 빠르고 나름 망은 갖춰져 있는 편이라는 점
그러나 뭐랄까 알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그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
뭐 이 정도다.
한국은 연휴라는데.... 아아- 힘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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