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perfect sunday

by mmgoon 2004. 8. 2.



전날은 과음이었다.

과음의 이유야 늘 있는 것이니까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이유를 모르게 집에 오자 엄청나게 힘이 들었다.

결국 쓸데없는 전화르 몇통인가 해버리고 완전히 뻗어버렸다.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수습불가. 제귈 내게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지 말것


아침에 일어나자 노근하다.

어제 린이 차려놓은 음식으로 아침을 우물거리고 교회엘 갔다.

교회가 끝나고 집으로 오려는데 전화다.


"아 그거 어제 말한거"


생각해보니까 이번에 새로온 과장님이 우리 아파트를 한 번 보고싶다고 했었다.

이 대목에서 알겠지만 대충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런 스타일의 사람이다.

그래도 회사생활 8년차인 나는 너무나 사회적 인간상태로 재미없는 점심을 같이 먹고, 짜증나지만 울 아파트를 소개시켜주고 다시 호텔로 보냈다. 그런데 


"이따가 저녁이나 먹자구"


하는게 아닌가. 

이런 타입의 사람들은 내가 만일 거절을 하게되면 앞으로의 인간관계가 다소 쫀쫀하기는 하지만 별로 편치 못하고 딴은 (재혼이지만서도) 신혼인데 혼자있으니까 심심하기도 하겠고 해서....


성질도 나길래 골프연습하고 잠깐 뒤치닥거리다가 예의 


"안와?" 전화를 받고 호텔로 찾아갔다.

"차는 어디있어?" 하길래 

"아저씨 일요일이라 보냈는데요" 하자 실망하는 눈치가 보인다.


딴은 한 번 차를 편하게 써보자였나요? 하고 싶었다.

당근 모시고 한식밖에 못먹는 사람이니까 맛없는 저녁을 먹고나자


"어디 조용히 맥주 한 잔 할데 없냐?"


하길래. 

당근 이 경우 여자애들 뽈뽈 나오는 그런 집을 바라는 것이지만서도 모르는척하고 - 앞으로 그 인간의 리스트에는 열라 단순한 넘으로 적히겠지만 - 

조용히 맥주마시는 곳으로 가서 맥주를 마셨다

그러자 놀랍게도 한 병을 비우자 


"자 ㅇㅇ씨 잘 먹었고..." 


하면서 자리를 떠난다. 훗 실망했다는 건가? 


결국은 8시되기 10분전에 택시를 태워 과장님을 보내고 나니 난 뭐냐 이런식의 주말이 되었다는 거다.

이대로 집으로 가기엔 그래서 호치민시를 거닐었다.

뭐 늘 그렇듯이 호객행위하는 언니들 세옴 아저씨들 오줌싸는 사람들과 엄청난 오토바이를 지나서 간만에 가는 카페에 들어갔더니 주인 여자애들이 뭔가 공부하느라고 아는척도 안한다


"헬로우~"

"안녕하세요!!! 하와유 투데이?"

"빈트엉~ (보통) 카페다 (아이스커피)"


커피를 홀짝이면서 보니까 여자애둘이 그러니까 뉴페이스가 원래 아는 애를 열라 영어를 가르키고 있었다.

조금 있다가 스페인 커플이 와서 맥주를 시킨다.

왠지 마음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데 여자애가 온다.


"자자 숙제좀 도와줘요. 이게 뭐에요?" 하면서 그림을 가르쳐준다.

"그건 영어로 source pan이라고 하는거야"

"으음. 그럼 이건 어떻게 발음을 하죠?"

"가위는 시져스라고... 자 따라해바바"


이런식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자 옆에 있던 스페인 커플이 이상한듯 쳐다본다 -_-;;


"오늘 장사 잘 됐어?"

"우웅~ 안돼여~"


여자애가 스페인 커플한테 가서 어디서 왔냐고 묻자 스페인에서 왔다고 한다.

못알아 듣길래 타이반냐 (스페인의 베트남말 -_-;;)에서 왔다고 해줬다.


집으로 돌아와서 바람에 전설을 봤다.

그러고 나자 결국 내게 모자란 것은 춤이라는 생각을 했다.

왜 이제껏 살면서 춤을 배울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내내 퍼펙트 선데이는 이런식으로 보내고, 내일부터는 물리검층 입찰결과 평가를 하고 베트남어 수업하고 골프 연습하고....


'사는 이야기 > 사이공데일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접대 접대 접대  (0) 2004.08.09
우리집 린어이  (0) 2004.08.04
주변인간들이 일탈성에 대하여  (0) 2004.07.30
베트남어 공부는 계속된다  (0) 2004.07.28
의지하는 삶  (0) 2004.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