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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하노이 출장과 포스터걸의 귀환

by mmgoon 2006. 12. 3.

원래 이랬어야 하는데 말이져....




수요일 아침에 일어나자 정말로 피곤했다.

이런, 계산을 해보니까 어제까지 연 6일을 쉬지 않고 음주를 했다. 그것도 마아니...

오늘 하루 회사를 쉴까 하다가 붕타우 출장을 가야된다는 것을 깨닳고는 허겁지겁 페리 터미날로 갔다. 

(사장님 이 충성심을 부디 알아주세요)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겨우 배에 올라타고 붕타우를 갔다.

잽싸게 일을 마치고 점심으로 맥주를 마셨다. 아아- 정말로 졸리다.

오후에 잠깐 ㅅ사를 들려서 다음달 반입할 장비에 대해서 회의하고 바로 호치민으로 올라왔다. 

넘 피곤해서 도무지 놀고 싶은 생각이 나지를 않았다.

호치민으로 올라오는 배속에서 한참 쿨쿨거리다가 메시지를 받았다.


"타다- 지금 호치민에 있음. 오늘 맥주쏘면 공짜로 일을 봐주겠음. 안쏘면 앞으로 친구안함"


하아-

영국에서 날아온 술친구녀석의 메시지였다. 마음같아서는


"맘대로 하시기를. 난 너무 피곤함"


하고 문자를 보내고 싶었지만 이번에 녀석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오우케이"


그래서 녀석과 만나서 저녁을 먹고 (제귈 내가 쐈다. 녀석의 도움만 필요없었으면.... 흑흑-) 2차로 늘 가는 앤디네 바에 가서 맥주를 마셨다.


"웅웅 미스터김- 롱타임 노씨"

"엥? 그저께 왔었는데?"

"오오 미스터밥. 롱타임 노씨"


밥녀석은 애들이 자기 이름 기억한다고 좋아라 한다. 

불쌍한 넘. 애들이 녀석 이름을 기억하는 이유는 내가


"자자, 이녀석 이름은 밥이야"

"오오. 옥수수? (베트남선 옥수수를 밥이라고 한다 -_-)"

"그렇지 옥수수. 알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스터 옥수수씨는 늘 쉽게 바스텝들에게 기억이 되고 있다.

암튼 타이거 맥주를 하나시키고 피자를 한 판 시켜서 다트를 하면서 먹고 있는데 저쪽에서 배실배실 웃으면서 포스터걸이온다.



여기서 우리의 포스터걸 소개.


호주 맥주인 포스터가 베트남에 진출을 선언하고 발을 내딧었으나, 그게 왠일인지 그리 인기가 신통치 않았다. (별로 맛이 없다. 솔직히)

그래서 포스터 맥주 베트남은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 각 바와 음식점으로 

몸에 착 달라붙는 섹쉬한 미니 원피스를 입은 (물론 포스터라고 써있는) 언뉘들을 무료로 파견해서 홍보를 한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포스터걸 한 사람이 앤디네 바로 파견이 되었는데, 


문제는....

파견된 언니가 영어를 전혀 못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몸에 착 붙는 그 섹쉬한 옷이 헐렁할 정도의 빈약한 몸매인 것이다.

그러니까 외국사람들을 주로 상대로하는 그런 바에 전/혀/ 준비가 안됀 그런 알바생을 고용해서 암 생각없이 파견을 한 것이다.


솔직히 포스터걸 입장에서도 걍 베트남 음식점이나 가서 베트남 사람들한테 유창한 베트남어로 약간의 귀여움을 넣어서 

"포스터 드세염" 하고 말만 하면 될 줄 알고 시작을 했는데, 

막상 와보니 이거 줄줄이 영어로만 말하는 그것도 난생 처음보는 외국넘들이 득시글 거리는 그런 환경에 왔으니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게다가 뭐랄까 건전한 몸매에 건전한 얼굴인 까닭에 손님들이 아무도 신경을 써주지 않았다.


덕분에 포스터걸이 처음 왔을적에 (한 석 달 전쯤 된다) 내가 불러서 포스터 달라고 그래도 쭈뼜거리면서 잘 안가져다 줬었다.

그러다가 몇달 지나고 "헬로" 라든가 "비어?" 라든가 하는 기본적인 말도 배우고 

그러니까 외국사람들이 다 도둑넘이 아니라는 사실도 배우고 등등해서 포스터걸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었는데, 어느날


"어 앤디야 포스터걸 없네?"

"어어 파견 끝나서 돌아갔어"

"아아 그렇군"


하고 얼마간 포스터걸 없는 시간을 보냈는데 오늘 다시 온 것이다.


"어 다시왔네?"

"헤헤 미스터김. 비어?"


"야야 앤디야 쟤 또왔네"

"어이구 이번엔 좀 이쁜애 오는줄 알았는데 저 인간이 여기 잘 안다고 자원했단다"

"뭐.... 건전하고 좋자나...."

"하긴"


암튼 이걸로 7일 연속 술마시기 성공 및 포스터걸의 귀환입니다.

결국은 일상성을 전혀 못 벗어나고 있다는 그런 얘기


(목요일에 올리려고 했으나 출장을 가는 바람에 오늘 올립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