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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베트남

시추선에 놀러가다 - 둘째날

by mmgoon 2006. 9. 22.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쓰러지기가 무섭게 모닝콜이 때리는 것이다.


“뭔일인가요?”

“저기 손님 모닝콜입니다”

“그럴리가요. 저는 5시에 깨워 달라고...”

“네. 지금 5시인데요”


아침도 못 먹고 후다닥 챙겨가지고 어제 충분한 잠을 자서 얼굴이 보오얀 ㅅ씨와 공항으로 왔다. 

아아 속이 장난이 아니다. 화장실도 가고 싶고...

그/러/나/

사감 선생님 분위기에 울 미스만이 떠억하니 차트를 들고 서 있다가 


“자자 미스터김 장난치지 말고 빨랑 체크인해여”


하는 바람에 바로 체크인하고, 무게재고 (몸무게가 늘었다 흑흑), 비됴 보고, 구명조끼 입고 헬기에 올랐다. 

로터가 돌기 시작하고 에어컨이 나오자마자 잠에 빠져버렸다 (당연하지 않은가. 체력이 바닥이다). 

두 시간이 눈 깜작할 사이에 지나가고 시추선에 도착을 해버렸다.


시추선으로 날아가는 길




그러니까 현 상태는 속이 계속 장난이 아니고 화장실도 가고 싶었지만

도착해서 신고하고, 안전교육 받고, 몇몇 서류를 작성하고, 구명정 위치를 확인 하고,

기존 녀석에게 인수인계를 받고, 그 동안 문제가 되었던 네트워크 해결하고, 본사로 전화 때리고, 옷 갈아입고, 

시추선 한 바퀴 돌고, 애덜이랑 인사하고, 미팅에 참가하고, 이멜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서 시간이 났다. 아아-


떨리는 몸으로 식당에 가서 커피와 빵으로 속을 달래고, 바로 화장실로 갔다.

시추선에 화장실은 두 방이 공유하는 그런 식이라서 화장실에 가면 우리쪽문과 저쪽방문을 둘 다 잠가야 한다.

화장실에 들어가려는데 옆방 녀석이 들어오려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양보를 하기에는 너무 상황이 어려웠다. 

바로 뛰어들어가 양쪽문을 확확 잠그고 약 4시간을 기다려왔던 그 순간을 만끽했다. (흠흠 더튀한 얘기군 -_-;;)


결국 이런 식으로 시추선의 생활은 시작되었다. 아아 지겨워... T_T



내가 도착을 하자마자 여기에 있던 모든 한국사람들이


“아아 그럼 부탁부탁”


이런 말을 남기고서는 몽땅 뭍으로 떠나버렸다.

그러니까 여기 시추선에 현재 근무하는 총 99명의 인간중에 한국사람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것이다. 

뭐 이런 환경 이제는 익숙하니까. 흑흑-


역시나 첫날은 바쁘고 신경질 나는 일들이 많았다.

현장 기술자들은 나름 열심히 하려고 했으나 결국 나의 분노는 폭발을 했다.


“야 이 시끼 %하고 ppm하고 구분도 못해!!”

“이런 씨 어디서 순 초짜들만 보내. 듀글래? 당장 바꿧!!!”


등등으로 난리를 치고 다녔더니 (이상하게 이렇게 난리를 치면 일이 순조롭게 진행이된다) 배가 고팠다. 단순- 


밥을 먹고 다시 보고서 쓰고 보고하고 미팅갔다가 왔더니 미친 듯이 졸리다. 

하기사 새벽까지 술 마시고 바로 비행기타고 오자마자 왔다갔다 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방에 돌아왔더니 방 같이 쓰는 영국녀석이 티비를 보고 있다.


“어? 자려고? 티비 끌까?”

“아니. 상관 없어”


눕자마자 꿈나라다. 내일부터는 새벽에 일어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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